영화 언제 봐, 빨리감기로 후다닥… 가난해진 일본, 그늘

백재연 2022. 12. 2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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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결말까지 완벽한 내용인지 알기 위해 미리 스포일러를 찾아본다.

일본 청년세대는 이를 두고 "타이퍼(타임 퍼포먼스)가 좋다"고 말한다.

일본 신메이카이국어사전은 타이퍼를 '들인 시간에 대한 효과(만족도)'로 정의한다.

타이퍼가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잡으면서 일본 출판사 산세이도는 이를 '2022 올해의 새로운 단어' 대상(大賞)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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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올해의 단어에 ‘타이퍼’
청년들 시간 대비 만족 중요시
국민일보DB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결말까지 완벽한 내용인지 알기 위해 미리 스포일러를 찾아본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나오는 장면만 보기 위해 10초 앞으로 버튼을 누른다. 방대한 시간을 들이기보다 단시간에 낭비 없이 내용을 파악하는 것. 일본 청년세대는 이를 두고 “타이퍼(타임 퍼포먼스)가 좋다”고 말한다.

일본 신메이카이국어사전은 타이퍼를 ‘들인 시간에 대한 효과(만족도)’로 정의한다. 타이퍼가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잡으면서 일본 출판사 산세이도는 이를 ‘2022 올해의 새로운 단어’ 대상(大賞)으로 선정했다.

아사히신문은 27일 최근 일본에서 타이퍼 개념이 대중화되면서 여유를 잃어버리는 사회가 돼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자이너로 일하는 마키시마 유메카(27)는 2018년쯤부터 영상을 2배 속도로 보는 배속시청을 해왔다. 이유는 스스로 관심이 있는 분야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다. 흥미가 없을지라도 콘텐츠의 내용을 알고 싶기에 빠르게 본다. 보고 싶은 콘텐츠가 너무 많은 것도 배속시청을 하는 이유다.

그는 아사히신문에 “콘텐츠를 천천히 볼 수 없다는 단점보다 정보를 우선 신속하게 받아들이고 판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더 크다”고 말했다.

타이퍼를 중시하는 경향은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난다. 시계 기업 세이코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0%가 “시간에 쫓기고 있다고 느낀다”고 답했으며, 이 중 50%는 “과거보다 시간에 쫓기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졌다”고 했다. 하쿠호토생활종합연구소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는 ‘나는 내 일상을 빠르게 처리하고 싶다’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일본인이 1999년 37%에서 올해 57%로 증가했다. 20, 30대는 약 70%가 그렇다고 답했다.

책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의 저자인 칼럼니스트 이나다 도요시(48)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뽑아내는 ‘가성비’ 개념이 전반적인 삶의 영역으로 침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평범한 사람이 평범하게 일해도 충분한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에 여유가 없어지는 것과 관련 있다”며 “그 배경에는 ‘낭비를 용서할 여유가 없는 저성장 사회’가 있으며 생존 전략으로 타이퍼를 최대한 높일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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