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부금융사, 대출 축소…중고 트럭시장도 얼어붙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캐피털사 등 2금융권 할부금융사들이 대출 공급을 축소하자, 중고 트럭 시장이 유탄을 맞고 있다. 이자 부담과 경기침체로 상용차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차량 대금마저 빌리기 어려워진 여파다.

27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상용차 할부금융을 제공하는 주요 캐피털사는 대형트럭·트랙터·대형버스·특장차 등 대형 상용차를 중고로 구매할 때 10%대 중반의 할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대형 할부금융사의 경우 대형 트럭 신차 할부금리는 12% 안팎, 중고차 할부금리는 13~15%대 이상으로 올라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할부금리의 경우 올해 상반기보다 약 4~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트럭은 중고 가격도 1억원 이상을 호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1억원을 13~15% 금리로 할부 구매한다면 연간 이자 비용만 1300만~1500만원을 물어야 하는 셈이다. 건설 경기가 하강하고, 운송 수요가 줄다 보니 상용차 운전 영업의 벌이는 예전만 못하다.

여기에 할부금융사들이 대출 공급마저 줄이면서 중고 트럭 매매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주요 할부금융사는 대출을 최소화하는 디마케팅(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대출 부실화에 대한 경계감이 커진 것도 캐피털사가 중고 트럭 할부금융 제공에 소극적으로 변화한 배경 중 하나다.

실제 중고 상용차 거래시장은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현대글로비스 중고차 경매시장에는 중고차 1만5163대가 출품돼 평균 44%의 낙찰률을 보였다. 낙찰률이 40%대로 내려앉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4월(47%) 이후 처음이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