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년 만에 빗장 푼다…입국자 격리 내달 8일 폐지

신경진, 이영희, 서유진 2022. 12. 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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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중국으로 출발하려는 여객기 앞에서 승무원이 탑승객의 체온을 재려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이 다음 달 8일부터 코로나19 방역 수준을 1급에서 2급으로 낮추면서 2020년 1월 이후 1000일 넘게 유지한 ‘코로나 방역 장성’을 허문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023년 1월 8일부터 코로나19를 ‘전염병 예방법’이 규정한 1급 방역에서 해제”하고 출입국 관리를 대폭 완화한다고 지난 26일 공지했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출국 48시간 전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 확인되면 현지 중국대사관의 건강코드 신청 없이 중국 입국이 가능해진다. 입국자 격리 조치도 폐지된다. 중국은 지난 3년간 최장 4주 이상, 최근에는 5일 시설 격리와 3일 자가 격리를 지켜왔다.

국제 항공편의 각종 제한 조치도 없애고 세계 전염병 추세와 서비스 보장 능력에 따라 중국 국민의 해외여행을 순차적으로 재개한다고 명시했다. 자국민의 여권 발급도 다음 달 8일부터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기로 했다. 중국인의 해외여행을 풀겠다는 뜻이다. 국가이민관리국은 27일 홈페이지에 “중국 국민의 해외 관광, 친구 방문 목적의 일반 여권 신청 접수 및 심사·허가를 질서 있게 회복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외국인의 일반 비자 연장, 재발급 신청의 접수 및 심사·승인 역시 다음 달 8일부터 재개한다. 한·중 간에도 현재 65편 수준인 주당 왕래 항공편을 100편(한·중 항공사 각 50편씩)으로 늘리기로 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내년 1월부터 신규 노선 취항이 이뤄질 전망이다.

중국 내 방역도 완화된다. 일반인에 대한 PCR검사는 모두 폐지하고 필요에 따라 PCR검사를 시행하도록 했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로써 2020년 1월 20일 위건위가 코로나19에 ‘2급 전염병 1급 방역’을 결정한 뒤 1085일 동안 유지했던 ‘제로 코로나’ 정책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다. 베이징 시민 가오(高)는 중앙일보에 “3년 동안 계속됐던 문화대혁명이 끝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위건위 발표에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19 예방과 통제는 새로운 상황, 새로운 임무에 직면했다”며 “인민 대중이 스스로 건강 지식을 학습해 수천, 수만의 문명적이고 건강한 작은(小) 환경으로 이뤄진 방역의 사회 대(大)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방역을 국가 대신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발언이다. 홍콩 출신인 사이먼 선(沈旭暉) 국제정치학자는 “서구의 ‘위드 코로나’와 달리 중국은 준비 없이 진공 상태에서 ‘제로 코로나’를 포기한 ‘투항’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이후 중국 내 해외여행 검색이 급증했다. 27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전날 새 방역 정책을 발표한 후 여행 사이트 ‘취날’에서 ‘춘제(중국 설) 출국 및 여행 패키지’ 검색이 6배 증가했다. 인기 목적지는 방콕·도쿄·서울·LA·싱가포르였다. 여행 사이트 퉁청도 정책 발표 후 국제선 항공편 검색이 8.5배, 비자 검색이 10배 늘었다. CNN은 “중국 여행 예약 사이트 씨트립에서 신규 정책 발표 1시간 만에 인기 해외 관광지 검색이 10배 급증했다”고 전했다.

한국·일본 등을 찾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들을 통한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는 30일부터 중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에게 코로나 검사를 하기로 했다고 NHK 등이 27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출발해 일본으로 입국하는 사람, 7일 이내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이 검사 대상이다. 양성 판정을 받으면 대기 시설에서 7일간 격리를 요구하기로 했다.

베이징·도쿄=신경진·이영희 특파원, 서유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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