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중 “연극 '미저리' 이런 베드신은 처음, 영화 같은 서스펜스 선보일 것”

김희윤 2022. 12. 2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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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국내 공연, 길해연·이일화·서지석 출연
스티븐 킹 원작 무대로 옮긴 서스펜스 스릴러물
배우 김상중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미저리' 프레스콜에서 주요 장면 시연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결혼은 판단력이 흐려져서 한다고 하고, 재혼은 기억력이 나빠서 한다고 하던데. 저도 기억력이 안 좋아 다시 이 무대에 서게 됐나 싶다. 그래도 관객 앞에 매 무대마다 발전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참 좋다."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연극 '미저리'에서 주연 폴 셸던 역을 맡은 배우 김상중(57)은 27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지난 24일 막을 올린 '미저리'는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이를 각색한 영화로도 명성이 높은 작품이다. 2015년 브로드 웨이에서 초연됐을 땐 폴 셸던 역에 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호연을 펼쳐 화제가 됐다.

작품은 간호사 출신이자 폴의 열성 팬인 애니 윌크스가 눈보라 속 교통사고로 다리에 골절상을 입은 폴을 구출해 자기 집으로 데려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과정에서 폴에게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애니의 감정을 스릴러로 그려낸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초연부터 폴 셸던역을 맡아 세 번째 출연 중인 김상중은 "작품이 공연할 때마다 진화하고 있다. 이전보다 이야기를 더 압축해 러닝타임을 줄였고 음향, 조명을 새롭게 바꾼 것이 이번 공연의 특징"이라며 "세 번째 공연에서는 연극이지만 영화적 구성이 돋보이게 바뀌었는데, 영화만큼의 몰입감과 서스펜스적 집중도가 초연이나 앙코르 공연 때에 비해 훨씬 더 크게 다가갈 것"이라고 성명했다.

김상중은 "모든 배우가 베드신을 하고 싶어하지만, 혼자서 계속 고통스러워하는 이런 베드신은 처음 해본다"며 "그냥 누워있는 게 아니라 객석에 모습을 잘 보여줘야 하므로 목에 힘을 주게 되는데 이때 무리가 상당하다. 앞서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끝내고 목 디스크 수술을 받았는데 이 공연을 한 뒤엔 상태가 안 좋아져 '다음엔 안 해야지' 했다가도 또 잊고 세 번째 공연까지 출연하게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미저리'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재만, 이일화, 김상중, 길해연, 서지석, 고인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초연부터 애니 윌크스 역할을 맡은 길해연(58)도 김상중과 함께 세 번째로 작품에 출연한다. 그는 "극 중 애니의 나이가 정해져 있지 않은데, 황인뢰 연출과 이야기하면서 나이 여든이 돼서도 애니 역할을 하면 얼마나 새로울까 한 적이 있다"며 "배우가 한 역할을 맡아서 같이 나이 들어간다는 게 좋은 만큼 변화한 길해연과 애니가 만났을 때 이번엔 어떤 새로운 인물이 만들어질지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김상중을 향해 "우리 기억 상실해서 다시 무대에서 만나자"며 웃어 보였다.

이번 공연에는 '응답하라' 시리즈로 대중에게 친숙한 이일화가 '애니'로 더블캐스팅 됐다. 이일화는 "앙코르 공연 당시 작품을 보고 애니 역이 욕심이 났다. 제게 소녀 같은 이미지가 있다고 하시는데, 사실 배우 생활을 시작하면서도 그런 면이 있다는 걸 느꼈었다. 그래서 늘 내성적인 면을 탈피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제겐 다른 면도 있다. 애니를 통해 집착하며 모순된, 잘못된 사랑을 하는 인물을 미쳐가며 연기하고 싶다. 무대마다 점점 완성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주인공 폴 셸던 역에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동한 배우 서지석이 첫 연극 도전으로 참여한다. 서지석은 "이 작품을 선택하는데 김상중 선배님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조금도 고민 없이 꼭 함께하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상중, 길해연과 함께 보안관 '버스터' 역은 초연부터 함께한 고인배가 맡았다. 그는 "극 후반부 3막쯤 등장하는 일종의 양념 같은 역할이지만, 반전의 키를 쥔 캐릭터"라며 "이번이 세 번째인 만큼 고향 외갓집에 온 것처럼 무대가 정겹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이번 공연에서는 배우 김재만이 버스터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황인뢰 연출은 "다양한 연극이 무대에 오르고 있지만, 서스펜스에 집중한 작품은 만나기 어려운 만큼 이번 공연에서는 세밀한 감정표현과 긴박감을 강화했다"며 "관객과 세 번째 만나기 때문에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려 애니와 폴의 로맨스 아닌 로맨스를 강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관객들이 그만큼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공연은 내년 2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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