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족'을 그려보았습니다 [서울을 그리는 어반스케쳐]
도시와 사람을 그리는 어반스케치를 하면서 서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생각합니다. <기자말>
[오창환 기자]
▲ <아바타: 물의 길> 포스터를 그렸다. 흔히 인물 그리기가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나비족도 마찬가지다. |
ⓒ 오창환 |
며칠 전부터 들뜬 마음으로 지냈는데, 크리스마스나 연말이 다가오기 때문은 아니다. 그 이유는 바로 <아바타 : 물의 길> 예매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개봉을 한 <아바타 : 물의 길>은 예매 전쟁이 치열했다. 예매 사이트가 불시에 열리기 때문에, 수시로 체크했다가 사이트가 열리자마자 득달같이 예매를 해야 한다. 영화의 신이 도우신 듯 25일 '용아맥' '중블' 예약에 성공했다.
용아맥은 용산 멀티플랙스 영화관 CGV 아이맥스 상영관을 말한다. 보통 아이맥스 상영관이 이백 석 남짓이고, 큰 곳이래야 삼사백 석인데 용산 아이맥스 영화관은 624석이다. 보통 상영관은 가운데 통로가 있고 왼쪽 블록과 오른쪽 블록으로 나눠져 있는데 반해 용아맥은 크다 보니까 세 블록으로 나눠져 있고, 그중 가운데 블록을 '중블'이라 한다.
<아바타> 관객이 빨리 늘어나는 비결
25일 용산으로 갔다. 영화 관객이 엄청나게 많다. 하기사 요즘 영화관은 코로나 시국의 손해를 만회라도 하듯 새벽 2시에 영화를 시작해서 새벽 5시까지 상영하는 등, 상영관을 풀가동하고 있다. <아바타>가 상영시간이 3시간이 넘는데도 빠르게 관객수가 늘어나는 비밀이 거기에 있다.
<아바타> 1편과 비슷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 영화로 <늑대와 춤을>(1991)이라는 영화가 있다.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과 감독을 맡았으며, 그 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6개 부문을 수상했고 흥행에서도 엄청난 성공을 거둔 영화다.
미국의 남북 전쟁 당시 우연히 전쟁 영웅이 된 존 던바 중위는 서부 국경지대에 있는 요새에 부임한다. 그는 혼자서 요새를 지키며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중 수우족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후 백인의 삶을 버리고 수우족의 전사가 된다. 그러나 백인 군대가 인디언 부족 정벌에 나서고 던바 자신이 군부대의 표적이 된 사실을 알고 인디언 여인과 함께 부족을 떠난다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수정주의 서부극'의 대표적 작품이다. 서부극은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미국 영화 산업에 근간을 이루었고, 영화 문법을 만드는 가장 기본적인 장르였다. 백인, 기독교, 문명 세력과 야만적인 유색인종이 대립하는 구도로, 선과 악의 명백한 대립 구조 위에 서있다. 이런 구도를 비판하는 영화를 수정주의 서부극이라 하는데, 선과 악의 구별이 모호하거나 아니면 선과 악의 역할이 뒤바뀐 경우를 말한다.
<아바타> 1편의 이야기 구조가 <늑대와 춤을>과 굉장히 비슷하며, 수정주의 서부극을 계승하고 있다. 미 해병대 제이크는 지구인의 운명을 버리고 '나비족'의 일원이 된다. 나비족의 복장, 철학, 전투 방식 모두 아메리카 원주민과 매우 유사하다.
단 지구인들의 전투는 베트남전에서 가져왔다. 전장은 정글이고, 지구인들은 헬기를 띄워서 적진 한가운데 병력을 침투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월남전에서 미군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아바타 : 물의 길>에서는 가족을 이룬 제이크와 네이티리는 <늑대와 춤을>에서 던바 중령이 부족을 떠났듯이 숲 부족을 떠나서 물 부족의 마을로 간다. 물부족은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을 연상시킨다. 특히 물 부족의 문신은 마오리족의 문신과 문양까지 비슷하다. 북아메리카의 수우족이 남태평양의 마오리족 마을로 피신온 것이다. 제이크는 물 부족과 힘을 합쳐 지구인의 침략을 격퇴한다.
정글은 게릴라전을 하기 좋은 곳이다. 실제로 무기와 장비가 빈약한 베트남군이 세계 최강 미국을 이긴 곳도 정글이었으니까. 하지만 사방이 탁 트인 바다에서 원시 부족이 기계화된 무기를 앞세운 지구인과 싸워 이긴다는 설정은 설득력이 약하긴 하다.
<아바타>는 '체험하는 영화'
▲ <아바타 : 물의 길> 상영관 전경. |
ⓒ 오창환 |
반면에 가장 저평가된 영화로는 <씽2게더>를 들 수 있다. 너무나 기발하고 재미있게 만들어졌는데도 애니메이션이라 많은 관객이 찾지 않은 것 같다. <아바타: 물의 길>로 올해 나의 영화 덕후 생활을 마감한다. 하지만 벌써 내년에 상영할 영화를 검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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