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서울 상공 활보할 때…대공포는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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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자유자재로 휘젓는 동안 지상 대공포는 이를 유효하게 탐지하지 못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에 대응하는 기본 매뉴얼상 우리 군은 군사분계선(MDL) 이북부터 적 무인기를 식별하고 지상에서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을 실시하도록 돼 있다.
무인기 5대 중 1대는 북한으로 돌아간 게 확인됐고, 4대는 강화도 인근에서 교란 활동을 벌이다 우리 군 레이더에서 신호가 소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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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과 형태 유사…성능 개량 가능성
시속 100㎞·고도 3㎞로 서울 1시간 비행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자유자재로 휘젓는 동안 지상 대공포는 이를 유효하게 탐지하지 못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오로지 공중전력으로만 무인기의 뒤를 쫓다가 결국 격추에 실패했다.
2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에 대응하는 매뉴얼에는 우리 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북부터 적 무인기를 식별하고 지상에서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을 하도록 돼 있다. 그럼에도 MDL을 넘어올 경우 탐지·식별한 뒤 격파 사격하는 등 순서로 전개된다.
전날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는 국지방공레이더 및 열상감시장비(TOD)로 탐지·식별됐다. 항적이 모두 잡힌 건 아니고 일부 소실된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식별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그러나 '발칸포'와 '비호복합' 등 지상에 배치된 대공무기의 경우 사격에 앞서 자체 탑재된 탐지장비로 목표물을 포착해야 하는데, 이번 무인기 침범 당시에는 탐지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인기가 대공무기들의 유효 사거리나 탐지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발칸포는 맨눈으로 식별이 가능해야 사격을 실시할 수 있는데, 포 진지에선 북한 무인기가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군의 대응은 공중전력에서만 이뤄졌다. 'F-15K', 'KF-16' 등 공군 전투기와 'KA-1 경공격기', '아파치·코브라' 공격 헬기를 비롯한 육군 항공 자산까지 투입됐지만, 격추에는 실패했다.
전투기의 기본 임무는 항공전력이 적보다 우세해 적으로부터 큰 방해를 받지 않고 육 ·해 ·공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제공권'을 확보하는 데 있고 경공격기((Light Attack Aircraft)의 경우 근접항공지원(CAS), 공격헬기는 화력 지원 등이 주 임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상에 방공망을 깔아두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다른 데 써야 할 전력을 동원하게 된 셈이다.
5년 만에 우리 영공을 넘어온 북한 무인기는 2017년 강원 인제군에 추락했던 무인기와 형태·크기가 유사하다. 다만 성능은 일부 개량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크기는 날개 전장 기준 2m급으로, 2017년 발견된 것과 같은 글라이더 형태를 갖췄다. 특히 하늘색으로 칠해 공중에서 식별이 어렵도록 한 외형이 우리 군에 촬영되기도 했다.
무인기 5대 중 1대는 북한으로 돌아간 게 확인됐고, 4대는 강화도 인근에서 교란 활동을 벌이다 우리 군 레이더에서 신호가 소실됐다. 군은 신호가 사라진 무인기의 추락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변 해변을 수색했지만, 잔해를 발견하진 못했다.
이 가운데 서울까지 진입한 뒤 북한으로 돌아간 1대는 국내 비행시간이 총 3시간이었고, 서울 지역 내에서만 약 1시간에 걸쳐 비행했다. 속력은 시속 100㎞, 고도는 3㎞ 안팎으로 관측됐다.
군은 해당 무인기가 은평구에서 강북구로 이어지는 서울 북부권을 서에서 동으로 횡단하는 형태로 지나갔다고 밝혔으며,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구 상공에선 별다른 항적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이 기체 역시 소실 부분이 많고 기체의 장비를 우리 군이 직접 포획·분석한 게 아닌 탓에 군은 용산구 인근 상공에서 대통령실을 비롯한 주요 시설들이 촬영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우리 KA-1 경공격기는 이 무인기를 쫓아 MDL 근처까지 추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속 100㎞로 저속 비행하는 무인기와 달리 KA-1 경공격기는 이보다 빠른 속도를 내야 양력이 유지되기에 육안 식별과 경로 조정을 반복하면서 추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추격 과정에서 무인기를 사격할 기회가 있었지만, 민가들이 이어지고 있어 결국 사격을 실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 무인기의 항적을 최초 포착한 지점 등을 토대로, 무인기 발진 기지를 추정하면서 그 일대를 감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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