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도발 수단?…김여정 이번엔 '무인기 촬영사진' 내놓나
북한이 26일 무인기 도발을 강행한 배경과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비교해 저렴하면서도 대응이 어려워 '가성비'가 뛰어난 도발 수단을 찾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도발이 자신들의 정찰능력을 저평가한 한·미에 대한 반발 차원의 대응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 15일 자신들이 쏘아 올린 정찰위성의 기술 수준을 한·미 당국이 혹평하자,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내고 강력히 반발했다. 막말이 포함된 김여정의 반발에 대해 정부는 지난 22일 '국토위성 1호'가 김일성 광장 일대를 촬영한 고해상도 사진을 공개하며 이례적인 맞불 대응을 이어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무인기 도발은 북한의 정찰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북한의 무인기가 '공격용'이 아닌 "정찰용 소형 무인기"라고 밝혔다. 북한이 자신들도 한국을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해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한 무인기를 의도적으로 투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이 무인기 도발 이후 관련 내용을 보도하고 있지 않지만, 경우에 따라 무인기로 촬영한 초고해상도 사진을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무인기 도발은 한·미의 전술적 틈새를 노릴 수 있는 역량을 과시한 측면 가장 커 보인다"며 "이와 함께 '조악하다'고 평가받은 정찰 능력에 대해 맞대응한 성격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무인기는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탄도미사일과 비교하면 가성비가 뛰어난 무기체계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무인기의 효과까지 검증되면서 더 공세적 위협 수단으로 무인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군 당국은 탐지가 어려운 '저가'의 무인기 공격에 대비해 '고가'의 첨단 탐지·타격 자산을 가동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실제 26일 북한의 무인기 5대를 격추하기 위해 군 당국은 F-15ㆍKF-16 전투기 등 20여 대의 공중자산을 투입했다.
또 군 당국은 27일엔 새떼를 드론으로 오인하고 전날과 비슷한 규모의 전력을 투입하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이 무인기를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 한국군을 비상상황으로 몰고 가는 최대의 효과 보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무인기가 한국군에 대한 일종의 '힘빼기 전술'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이번 전원회의에서 '격앙된 투쟁방략을 세울 것'을 주문한 만큼 앞으로 더 공세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기존 전략 무기와 함께 군사적 효용성이 크고 가성비가 좋은 무인기를 대남 공세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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