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日 기시다…두달 새 각료 4명째 낙마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7일 정치자금 문제 등으로 사퇴 압박을 받아온 아키바 겐야(秋葉賢也) 부흥상을 경질했다. 지난 10월 이후 2개월 사이 각료가 네 명째 사퇴하는 것으로, 지지율 저하로 위기에 처한 기시다 정권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전망이다.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아키바 부흥상은 이날 오후 도쿄 총리관저를 찾아 기시다 총리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를 즉시 수리한 뒤 기자단에 "임명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후임으로는 와타나베 히로미치(渡辺博道) 중의원 의원을 기용하기로 했다.
지난 8월 개각 때 임명된 아키바 부흥상은 지역구인 센다이 선거사무소를 통해 정치단체 2곳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약 1400만 엔(약 1억3000만 원)은 자신의 어머니와 부인이 소유주로 있는 건물에 들어오게 해 임대료 형식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바 부흥상은 또 자신이 대표직을 맡은 단체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 관련 기관에 회비를 내는 등 가정연합과의 연관성도 논란이 됐다.
'사퇴 도미노'에 지지율 하락 가속
기시다 총리는 지난 8월 각료 19명 중 14명을 물갈이하는 대폭 개각을 했다. 이후 10월부터 새 각료 중 4명이 각종 논란으로 자리를 떠나는 '사퇴 도미노'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야마기와 다이시로(山際大志郎) 전 경제재생담당상이 가정연합 행사에 출석한 사실 등이 확인돼 사임했다. 일본에선 지난 7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범인이 "어머니가 가정연합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망가졌다"고 범행 동기를 밝힌 후 정치인과 가정연합 간 유착 문제에 대한 검증이 진행돼왔다.
이어 지난달 11일엔 자신의 직무를 "사형 집행 문서에 도장 찍는 일"이라고 말한 하나시 야스히로(葉梨康弘) 전 법무상이 경질됐다. 같은 달 20일에는 데라다 미노루(寺田稔) 전 총무상이 정치자금 문제로 낙마했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내각에서 약 2개월 만에 4명의 각료가 사임했다"며 "내각 지지율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권에 또 다른 타격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취임 직후 60%대였던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아베 전 총리 국장 강행, 자민당과 가정연합 간 유착 논란, '방위 증세' 문제 등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12월에는 산케이신문(37%), 니혼게이자이신문(35%), 교도통신(33%), 아사히신문(31%), 마이니치신문(25%) 등의 여론조사에서 취임 후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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