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출석 통보한 28일, 이재명은 광주서 檢규탄 연설회 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검찰 규탄 장외집회를 열겠다고 27일 밝혔다. 성남FC 후원금 횡령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직접 출석해 조사받겠다는 뜻을 밝힌 지 하루 만이다.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전남을 방문 중인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독재 야당탄압 규탄연설회가 열린다”며 “내일(28일) 11시 반,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뵙겠다”고 적었다. 규탄연설회는 민주당이 지난 26일 공지한 ‘광주·전남 경청투어’ 일정엔 없던 행사다.
규탄연설회를 여는 28일은 앞서 검찰이 이 대표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한 날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이 대표가 장외 규탄 투쟁이란 방식으로 검찰과의 전면전에 돌입했다”(재선 의원)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민생 챙기기를 위해 참고 참았는데 검찰이 선을 넘었다”며 “특히 이 대표를 수사하는 검사의 사진과 이름을 공개한 것을 두고 ‘법치주의 훼손’(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라고 겁박한 게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소환 대(對) 김건희 소환”의 전선을 형성해 지지층을 결집해나간다는 전략이다. 내부적으로는 검찰의 ‘쌍·대·성(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대장동 개발업 특혜, 성남FC 후원금 횡령) 세 갈래 수사 모두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다퉈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 대표도 주변에 수차례 “법원의 판단을 믿는다”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도 조준하고 있다. 김 여사와 모친 최모씨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결심 공판은 16일 마무리돼 1심 선고를 남겨두고 있다. 당 일각에선 “지금이라도 ‘김건희 특검법’을 밀어붙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선 이 대표가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 판결로 살아난 일이 선례로 거론된다. 이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 TV 토론회에서 친형 강제입원 의혹에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2심은 당선무효형(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2020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됐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법정 투쟁에서 승리하면 더 큰 정치인이 된다”며 “관건은 지지층이 결집해 당이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검찰의 행태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지만 당당하게 임하도록 하겠다”면서 검찰에 직접 출석하겠다는 방침을 알렸다. 전날 민주당 비공개 지도부 회의에선 검찰 출석에 응하지 말라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묵묵히 듣고 있던 이 대표가 막판에 정면대응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회의에 참석한 당 관계자는 “대표가 ‘검찰 조사에 불응하면서 피하는 것처럼 보이기 싫다. 도리어 나가서 떳떳하게 얘기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시점에 대해선 “올해 안은 어렵고, 신년 초가 될 것”(당 관계자)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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