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권 단체에 인권센터 위탁한 이장우 대전시장 규탄"

장재완 2022. 12. 2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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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권비상행동, 시 인권센터 업무인수인계 맞춰 항의행동... "센터장이 반인권적 주장"

[장재완 기자]

 '반인권단체의 인권기구 장악 대응, 대전비상행동'은 27일 오후 대전 중구 대전테크노파크 디스테이션 앞에서 대전시인권센터를 반인권 세력에게 넘긴 이장우 대전시장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지역 단체들이 반인권 활동을 해 온 단체에게 대전시인권센터 수탁을 맡겼다며 이장우 시장 규탄에 나섰다.

지역 75개 인권·여성·시민·사회단체 및 진보정당 등이 참여하고 있는 '반인권단체의 인권기구 장악 대응, 대전비상행동(이하 대전인권비상행동)'은 27일 오후 대전 중구 대전테크노파크 디스테이션 앞에서 '대전시인권센터를 반인권 세력에게 넘긴 이장우 대전시장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시는 지난 달 24일 대전광역시인권보호및증진 조례에 따라 설치·운영되는 대전광역시 인권센터 수탁기관으로 (사)한국정직운동본부(대표 박경배)를 선정했다. 한국정직운동본부는 2023년 한 해 동안 대전시인권센터를 운영하게 된다.

이에 대해 대전지역 단체들은 시가 인권활동이 없는 비전문기관에게 인권센터 운영을 맡겼다며 철회를 요구해 왔다. 특히 한국정직운동본부 대표와 주요인사가 차별금지법을 비롯한 대전학생인권조례, 문화다양성조례 반대운동을 공개적으로 해온 반인권단체라면서 기자회견, 집회, 캠페인, 1인 시위, 정보공개청구 등 다양한 방식의 반대운동을 벌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법적·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고, 이날 오후 대전테크노파크 디스테이션 5층 대전시 인권센터에서 업무인수인계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에 대전인권비상행동이 같은 시각 건물 밖에서 항의집회를 열게 된 것. 다만, 대전시와 한국정직운동본부가 업무인수인계 장소를 대전시로 긴급 변경해 시민단체들과의 마찰은 피했다.
 
 '반인권단체의 인권기구 장악 대응, 대전비상행동'은 27일 오후 대전 중구 대전테크노파크 디스테이션 앞에서 대전시인권센터를 반인권 세력에게 넘긴 이장우 대전시장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이날 사회를 맡은 이병구 양심과인권-나무 사무처장이 대전시인권센터 센터장으로 내정된 김영길 목사의 저서 '인권의 딜레마'를 들고 일부를 낭독하며 규탄 발언을 하는 장면. 김영길 목사는 이 책 437쪽에서 '양날의 칼처럼 인권을 가까이 두지만 가까이 할수록 결국은 자신에게 독이 된다. 이에 인권을 분별하여 적용해야 하지만 구분하여 멀리 해야 한다.'고 적어 놓았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반인권단체의 인권기구 장악 대응, 대전비상행동'은 27일 오후 대전 중구 대전테크노파크 디스테이션 앞에서 대전시인권센터를 반인권 세력에게 넘긴 이장우 대전시장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규탄발언을 하고 있는 강영미 대전참교육학부모회 대표.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날 사회에 나선 이병구 양심과인권-나무 사무처장은 "오늘 우리가 모인 것은 인권센터 업무 인수인계가 2시로 예정되어 있다고 해서다. 그런데 불과 1시간 반 전에 갑자기 대전시청으로 장소를 옮겼다"며 "대전시나 한국정직운동본부나 뭔가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니겠는가, 대전시는 우리의 정보공개 요구에도 불응하고 있다. 대전시의 말대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수탁기관 심사 자료와 심사위원 명단을 왜 공개하지 못하느냐"고 했다.

그는 김영길 센터장이 목사 시절 지은 책 <인권의 딜레마>를 꺼내보이며 "이 책 437쪽에 보면 '양날의 칼처럼 인권을 가까이 두지만 가까이 할수록 결국은 자신에게 독이 된다. 이에 인권을 분별하여 적용해야 하지만 구분하여 멀리 해야 한다'라고 써 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편적인 인권증진에 열정을 가지고 있어야 할 사람이 대전시를 대신하는 인권센터장으로 와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오히려 반인권적인 주장을 하고, '인권이 독이 될 수도 있으니까 되도록이면 멀리 하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대전시 인권업무를 대신하는 센터장을 할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이어 규탄발언에 나선 신정섭 전교조대전지부장은 "인권도시를 만들겠다는 대전시가 반인권적인 혐오 발언을 쏟아내고, 말도 안 되는 극우 논리를 내세운 단체에게 인권센터 운영을 맡겼다. 심사위원과 심사자료 공개 요구도 거부하고 있다"며 "과연 21세기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이는 대전시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반인권혐오 세력에게 인권센터를 맡긴 이장우 대전시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강영미 대전참교육학부모회 대표도 "인권센터를 수탁한 한국정직운동본부는 이름이 잘 못됐다. 정직하지 못하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다"며 "그들은 학생인권조례와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가 폭증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경기도는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지 12년이 됐다. 경기도가 지금 동성애가 폭증해서 망했는가"라고 따졌다.

그는 또 "인권센터 수탁 문제로 반발이 심해지니까 이제는 '성소수자는 보호와 포용의 대상'이라며 이제껏 마약 사범과 동급 취급하던 모습과는 다른 변명을 한다. 정말 비겁한 자들"이라면서 "인권센터는 공공기관이나 학교 등의 인권교육을 하는 곳이다. 이런 자들에게 우리의 세금을 쓰는 인권센터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대전비상행동은 오는 29일 오전에도 대전시청 앞에서 전국의 인권단체들과 함께 대전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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