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MB 벌금 82억 면제…사면 거부 김경수엔 "사면권자 결단"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특별사면에 이어 두 번째 특별사면(복권·감형 등 포함)을 단행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됐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복권 없이 사면됐다. 박근혜 정부 인사들도 대거 명단에 들어갔다. ‘국정농단 사태’라는 국가적 불행을 극복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MB, 건강악화…납부 벌금 등이 뇌물수수액 초과”
한 장관은 “화해와 포용, 범국민적 통합된 힘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주요 정치인을 사면 대상에 포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농단 사태를 극복하고 하나로 통합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관련 주요 공직자들을 사면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81세로 고령인 점과 악화한 건강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 등 혐의로 2020년 10월 징역 17년,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여만원을 선고 받고 복역하다가 올해 6월부터 형집행정지로 석방돼 있다. 이번 사면으로 남은 형기의 집행이 면제되고 미납 벌금 82억원가량을 내지 않아도 된다. 복권도 된다.
이 전 대통령의 미납 벌금을 면제해주는 것과 관련해 법무부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수 신분을 고려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사면될 때 벌금(150억원)을 면제받은 전례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이 이미 납부한 벌금과 추징금 합계액(105억8000만원)이 법원에서 인정한 뇌물수수액(94억원)을 이미 넘어선 점도 참작했다”고 전했다.
김경수 “李사면 들러리 싫다”에 정부 “사면권자의 결단”
국정농단 사태 등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민정수석, 박준우·조윤선 전 정무수석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정농단 CJ 강요미수’에 가담한 조원동 전 경제수석, 특별활동비 상납 사건에 연루된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블랙리스트 공작’에 관여한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도 포함됐다.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받았다가 가석방으로 풀려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는 잔형 면제·복권된다.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이재만 전 비서관, 정호성 전 비서관, 안봉근 전 비서관도 복권된다. 이들의 사면에 대해 법무부는 박 전 대통령이 앞서 사면된 점을 주요한 이유로 들었다. ‘댓글수사 방해’ 사건에 연루됐던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도 눈에 띈다.
이명박 정부에선 원세훈 전 국정원장,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포함됐다. 문재인 정부에선 전병헌 전 정무수석 등도 사면됐다. 신계륜 전 민주당 의원, 이병석·최구식 전 새누리당 의원, 이완영·권석창 전 자유한국당 의원, 이규택 전 미래연합 의원 등 여야 정치인도 모두 복권됐다. 강운태 전 광주광역시장, 홍이식 전 화순군수 등 지방자치단체장도 대상이다.
현 정부 인사 가운데는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벌금 300만원의 선고 유예를 확정받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형 선고 실효됐다. 이 밖에 임신 중인 수형자 1명, 생계형 절도 사범 4명, 중증 환자 3명 등 특별배려 수형자 8명 등도 사면됐다.
김민중·박현준·허정원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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