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팬투표 1위 신지현의 공약 "입장 때 아이브 춤 출게요"
“가문의 영광이에요. 행복해서 엔돌핀이 솟아요.”
2022~23시즌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 팬 투표 1위에 오른 부천 하나원큐 가드 신지현(27)이 웃으며 말했다. 신지현은 전날 발표된 올스타 팬 투표 결과 3만2971표를 획득, 2013년 프로 데뷔 후 9년 만에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2위 이소희(부산 BNK·2만9333표)와 6년 연속 팬 투표 1위에 올랐던 김단비(아산 우리은행·2만6334표)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27일 서울 강서구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사옥에서 만난 신지현은 팬 투표 1위 비결에 대해 “예쁘고 농구도 잘해서? 농담”이라고 웃은 뒤 “하나원큐에서만 거의 10년간 뛰어 팬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한 팀에서 2명만 뽑을 수 있는 투표 방식인데, (김)단비 언니가 우리은행으로 이적하면서 표가 분산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신지현은 “작년에 ‘선수 생활하면서 꼭 1위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이뤄졌다. (2015년 최윤아 이어) 역대 득표 순위 2위라 너무 영광스럽다”며 “코로나19 여파로 3시즌 만이자 1092일 만에 열리는 올스타전이다.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지인을 통해 저를 캐릭터화한 티셔츠를 제작해 선물할 계획”이라고 했다.
신지현은 2015년 올스타전에서 공주 드레스를 입고 ‘거위의 꿈’을 불렀고, 2019년 올스타전 땐 걸그룹 AOA의 ‘빙글뱅글’에 맞춰 춤을 췄다. 신지현은 “그 땐 어렸으니까 한 것”이라면서도 “이번에는 입장 때 아이브의 ‘After LIKE’를 출 예정이다. 춤을 잘 추는 여동생을 찾아가 후렴부 15초를 짧게 배웠다”고 했다.
귀여운 외모의 신지현은 ‘코트 위 요정’이라 불린다. WKBL 스포츠 카드 랜덤박스 가격은 8만5000원인데, 신지현 친필 사인이 들어간 한정판 카드의 중고거래가는 170만원에 달한다. 신지현은 “나도 뽑아봤는데 신기하게 내 카드가 나왔다”며 웃었다.
신지현은 2013년 서울 선일여고 시절 한 경기 61점을 넣어 ‘61점 소녀’라 불렸다. 그러나 프로 데뷔 후 2015년 십자인대가 파열됐고, 그해 아킬레스건 부근 뼈를 깎아내는 수술도 받아 2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독하게 재활한 신지현은 외모가 아닌 농구로 인정 받았다. 작년에 도쿄올림픽에 출전했고, 최근 2시즌 연속 시즌 베스트 5에 뽑혔다. 신지현은 “19살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다 보니 마음 고생이 있어 방에서 질질 짜기도 했지만, 조금은 인정 받은 느낌”이라고 했다.
신지현은 올 시즌 초반 득점 선두를 달리다가 발목 부상을 당했다. 코트에 돌아와 득점 8위(13.9점) 어시스트 7위(4.4개)로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 15일 햄스트링에 통증이 왔다. 객관적 전력이 약한 데 다 에이스 신지현까지 빠진 하나원큐는 올 시즌 1승15패로 고전 중이다. 신지현은 “많이 다쳐서 심적으로 어려움을 느꼈는데, 팬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동기부여를 줬다”고 했다.
여자농구는 여자배구에 비해 인기에서 밀린다. 신지현은 “여자배구는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냈고 (김)연경 언니 파워도 있다. 나부터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지현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 3개에 출연해 여자농구를 알렸다.
올스타전은 다음달 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다. 이날 올스타전 드래프트에서 ‘블루스타 주장’ 이소희는 김한별(BNK), 배혜윤(삼성생명), 박혜진(우리은행)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을 뽑았고, ‘핑크스타 주장’ 신지현은 득점 5위 안에 드는 강이슬(청주 KB), 김단비, 김소니아(신한은행) 등을 뽑았다. 신지현은 “우리팀 콘셉트는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올스타전과 후반기에 좋은 모습 보여드릴테니 ‘많관부(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라고 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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