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영공 침범' 韓 안보위협?…美정부 "韓과 긴밀 협의"

北무인기, 영공 침범 3시간 비행 후 복귀…5년 만
美 백악관 "사실인지…美 방어약속 철통"
美 전문가, 생화학 무기 운반 가능성 제기

27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해 서울을 포함한 경기 일대를 비행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 방위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우리는 북한의 무인기들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비행했다는 보도를 인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변인은 "우리는 자국의 영토 보존을 지켜야 하는 한국의 필요를 인식하고 있다. 한국 방위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여전히 철통같다"며 "이번 침범의 성격에 대해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 5대가 26일 오전 10시 25분께부터 경기도 김포시 전방 및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서울과 강화 및 파주 상공을 5시간 넘게 침범했다. 이에 우리 군이 전투기와 헬기, 경공격기 등을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지만 격추에는 실패했다.

이 무인기는 김포 애기봉과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 사이를 지나 서울 북부 상공까지 접근했지만 용산 대통령실 등 주요 시설이 위치한 곳까진 내려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무인기는 우리 영공을 3시간가량 날다가 다시 MDL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갔다.

북한 무인기의 우리 영공 침범이 공식 확인된 건 2017년 6월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 추락한 무인기 1대가 지역주민에 의해 발견된 이후 5년 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포함해 무인기 침공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남측의 상공 방어에 대한 잠재적 취약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WSJ는 북한의 무인항공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되는 드론이나 대만에서 안보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중국군이 쏘아올린 드론 등에 비해 비교적 검증이 덜 됐지만 중요하게 주시해야하는 점도 짚었다.

북한 무인기가 정찰활동뿐 아니라 생화학 무기 운반도 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보이스오브아메리카(VOA)에 따르면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5년 전보다 더 정교한 드론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며 "북한은 수백 개의 드론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고성능 폭발물이나 생화학 무기 등을 운반하는 데 사용돼 한국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스틸웰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의 무인기 침투는 정보수집과 사진 촬영 등 정찰활동과 무인기 공격에 대한 한미연합군 등 한국 측의 대응을 시험하는 차원일 것"이라면서도 "무인기가 정찰 활동뿐 아니라 공격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꼭 정교한 비행체가 아니더라도 무기를 실어 도시에 충돌하는 공격은 실행할 수 있다"며 항공 활동이 많은 지역을 비행한 점을 거론하며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