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방송영상 매출액 30조원"…제2의 오겜·우영우 키운다
[한국경제TV 조시형 기자]
'오징어 게임'(오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처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영상 콘텐츠 제작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다.
2027년까지 방송영상산업 매출액을 30조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기술 확산, 인력 육성, 제작 기반 조성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7일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CJENM스튜디오센터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제6차 방송영상산업 진흥 중장기계획'(2023∼2027년)을 발표했다.
전병극 문체부 1차관은 "K콘텐츠는 수출 시장의 새로운 중심"이라며 "기회요인을 살리고 위기요인을 극복해 앞으로 5년 동안 방송영상콘텐츠가 수출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중장기계획은 방송영상 산업 혁신, 콘텐츠 제작 기반 강화, 콘텐츠 산업의 국제화, 함께 성장하는 산업기반 조성 등을 전략으로 삼았다.
우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에 특화된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비를 내년에 454억 원으로 확대한다.
부문별로 보면 드라마의 경우 올해 94억 원(9편) 수준이었는데 내년에 390억 원(18편)으로 늘어나며 편당 최대 지원액은 14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확대한다.
비드라마 지원은 총액 20억 원에서 60억 원으로 늘린다.
아울러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도록 OTT 영상물에 대해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등급을 분류하는 '자체등급분류제도'를 내년 3월부터 전면 실시한다.
현장 수요에 발맞춰 OTT·콘텐츠 특성화 대학원과 신기술 콘텐츠 융·복합 아카데미에 내년에 각각 19억 원, 57억 원을 투자해 전문 인력을 양성한다.
지식재산권(IP) 기획·창작 전문인력을 육성하도록 세계적인 IP가 될 가능성이 있는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골라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글로벌 콘텐츠 인큐베이터'(가칭)도 추진한다.
'오징어 게임'이 시즌1 흥행에 성공했지만, 작품 권리인 IP를 독점한 넷플릭스에 수익이 쏠린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정부는 IP 확보를 위한 지원에도 나선다.
'우영우'의 경우 한국 제작사 에이스토리가 작품에 대한 IP를 온전히 갖고 있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과는 차이가 있다.
정부는 수익 창출의 핵심 요소인 IP를 제작사와 국내 OTT 사업자가 공동 보유하고, 국내 OTT 플랫폼에서 우선 방영할 수 있도록 해 양측의 동반 성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제작사가 보유한 IP를 활용해 후속 사업을 하고 수출할 수 있도록 '중소제작사 글로벌 도약 지원' 사업을 내년에 100억 원 규모로 새로 추진한다.
'K 콘텐츠 IP 펀드'를 1천500억 원 규모로 추진하고 중소 콘텐츠업체의 규모 확장을 위한 'K 인수합병(M&A) 펀드'를 내년에 666억 원 규모로 조성한다.
관련 기업이 제작 완료 후 판매 대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도록 보증하고, 중소 제작사의 이자 부담을 줄이도록 보전사업도 실시한다.
디지털 리마스터링 등 OTT 저장소(라이브러리) 구축을 위한 후반 작업도 내년에 50억 원 규모로 새로 지원한다.
컴퓨터그래픽(CG), 특수시각효과(VFX), 번역·더빙 등 후반작업 지원 자금을 내년에 300억 원 규모로 새로 마련해 수출을 촉진한다.
제작 기반도 강화한다.
'오징어 게임'을 찍은 대전 '스튜디오 큐브'에 수상 및 일반 촬영이 가능한 다목적 실내스튜디오를 내년 상반기 완공하고, 모든 스튜디오에서 특수촬영을 할 수 있도록 크로마키 스크린을 설치한다.
엘이디 벽(LED 월)과 인카메라 VFX 등을 갖춘 가상(버추얼) 프로덕션 공공 스튜디오를 '스튜디오 큐브(대전)'와 '디지털매직스페이스(DMS, 서울 상암)' 안에 조성해 많은 중소제작사가 첨단 시설을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융·복합 특수영상 콘텐츠 클러스터'도 조성해 제작 기반을 긴 호흡에서 강화한다.
정부는 현재 9개국 10곳인 한국 콘텐츠 해외거점을 내년에 13개국 15곳으로 늘리고, 홍보 비용을 80억 원으로 확대한다.
방송 분야 표준계약서를 개정해 방송제작진(스태프)의 권리 보호를 강화하는 등 제작에 종사하는 이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내년부터 방송영상콘텐츠 후반작업 때 시청각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화면해설방송을 지원하는 등 장애가 있어도 제한 없이 방송영상·OTT 콘텐츠를 누릴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
문체부는 일련의 정책을 통해 지난해 기준 22조8천억 원인 방송영상산업 매출액을 2027년 29조8천억 원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수출액은 같은 기간 6억4천만 달러에서 11억4천만 달러로 늘어나고 매출액 100억 원 이상인 제작자의 비율이 9.7%에서 20.5%로 상승할 것이라고 문체부는 관측했다.
이날 문체부 중장기계획 발표에 이어 열린 간담회에서는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양지을 티빙 대표, '재벌집 막내아들'을 제작한 래몽래인의 김동래 대표 등이 참석해 방송영상산업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동래 대표는 "드라마는 제작사가 IP를 보유하는 게 쉽지 않은 구조인데,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의나 정책 간담회 등을 통해 제작사가 IP를 소유할 수 있도록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현래 원장은 "제작사가 IP를 소유하려면 플랫폼에 기대지 않고 만들 수 있는 제작비가 충분하고, 과거 많은 작품을 바탕으로 하는 협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콘텐츠진흥원에서 제작 지원하는 사업들이 단순히 제작비 지원에서 끝나지 않고 펀드나 투자 등 금융권에 연계될 수 있도록 그림을 그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촬영에 필요한 다양한 배경을 스크린 위에 구현하는 첨단 스튜디오 '버추얼 프로덕션 스테이지' 시연회도 열렸다.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에는 구름이 내려앉은 설산, 붉게 단풍이 진 숲, 외국 밤거리 등이 실제 광경처럼 펼쳐졌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