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30대男 우울증 '경고등'...저학력·미혼·흡연자 위험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구체적인 자살 계획을 세워봤다고 답변한 30대 남성이 이전보다 약 6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감 경험률과 우울장애 유병률은 2~3배 증가해 30대 남성의 정신건강에 경고등이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질병관리청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성인 정신건강 심층 보고서’를 발간했다. 만 19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우울 및 자살 관련 주요 지표의 10년 추이와 코로나19 유행 전ㆍ후 변화를 분석한 자료다.
3040 남성, 코로나 이후 우울장애 2배↑ 증가
9가지 척도를 통해 구체적인 우울 증상을 평가하는 ‘우울장애 유병률’에서는 30대 남성이 코로나19 전보다 2.87배, 40대 남성이 2.32배 악화됐다. 여성의 경우 30대가 1.32배 악화됐다. 40대에서는 0.99로 오히려 코로나19 유행 전보다 상태가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학력자·미혼·흡연자 '위험'
우울장애 유병률 지표 중 교육수준을 보면 남성의 경우 ‘중학교 졸업 이하’일 때 2.71배, ‘고등학교 졸업’일 때 2.05배, ‘대학교 졸업 이상’일 때 1.45배로 나타나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코로나19 전후 우울장애 발병률 차이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남성 기준, 기혼자보다는 배우자가 없는 경우(미혼ㆍ이혼ㆍ사별), 비흡연자보다는 흡연자일 경우 우울장애 유병률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전후 우울증 의사진단 경험률 지표에선 남녀 전 연령층 중 유일하게 30대 남성의 경험률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 20대가 1.56배 악화돼 전 연령층 중 변화가 가장 높았다.
자살계획 세운 적 있다는 30대男, 코로나 전의 6배
다만 연령별 비교 값이 아닌 전체 지표는 10여년 간 큰 변화 없이 여성에게서 높았다. 우울장애 유병률은 남성이 2014년 4.2%에서 2020년 4.4%, 여성이 동기간 9.1%→6.2%로 조사됐다. 코로나19 이후 여성의 우울장애 유병률이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남성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2013년에서 2021년 자살생각률 변화는 남성이 3.5%→3.4%, 여성이 5.7%→5.1%였고, 동기간 자살계획률은 남성이 1.3%→1.1%, 여성이 1.6%→1.4%로 유사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정신건강이 개선되지 않은 청년층과 교육ㆍ소득수준이 낮은 사회경제적 취약자, 위험건강행태를 가진 흡연자 등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코로나19 유행 이후에는 30대 남자의 정신건강 악화 정도가 더 증가해, 이에 대한 관심과 모니터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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