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자본시장 불공정거래, 통제시스템 실패 인정해야

2022. 12. 2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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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검찰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관련 사건으로 7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수사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는 밝히기도 어렵고 처벌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제대로 된 처벌도 쉽지 않다.

자본시장 통제 시스템이 실패하고 있지만 국민들만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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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조종·부정거래 조직적 진행
수천억 부당이득 범죄자도 벌금형
국회서 제도 개선 서둘러야
조재빈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최근 검찰이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관련 사건으로 7명을 구속기소했다. 이에 가담한 배후 주동자에 대한 수사도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가상자산거래소 관련 업체들, 헬스케어나 헤리티지 펀드 관련 금융기관들도 압수수색해 수사 중이다. 검찰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수사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필자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기획관으로 파견돼 근무했다.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는 밝히기도 어렵고 처벌에 장기간이 소요되고 제대로 된 처벌도 쉽지 않다. 즉 시세조종이나 부정거래는 다수의 사람이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진행한다. 가담 여부를 밝히기 어려울 뿐 아니라 주범과 종범의 구별도 어렵다. 미공개정보 이용행위를 포함한 불공정거래를 어느 정도 규명하더라도 형사처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2019년 기준 범죄 시점부터 증권선물위원회 의결까지 미공개 정보이용 사건은 693일, 시세조종 사건은 1121일, 부정거래 사건은 756일이 걸렸다. 검찰 수사에서 2~3년, 재판절차에서 1~2년이 추가로 소요된다. 형사재판에서는 부당이득액 산정기준의 미비로 합당한 처벌과 범죄수익의 환수에 실패하고 있다. 수천억원의 부당이득을 받은 범죄자들이 5억원의 벌금만 내고 법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자본시장 통제 시스템이 실패하고 있지만 국민들만 모르고 있다.

필자는 2020년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뛰었다. 예산투입 없이 제도 도입만으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불공정거래 범죄는 조직원끼리 불신하게 만들면 된다. 자진신고자나 내부제보자의 형사책임을 감면해 줘 서로 제보하게 만들면 조직을 내부에서 무너뜨릴 수 있다. 형사처벌이 장기화되면 그 전 단계에서 금융당국이 조치를 취하면 된다. 불공정거래행위에 부당이득의 2배 이하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부당이득의 산정방식도 총수입에서 총비용을 공제하되, 행위자가 소명하는 제3의 요인을 반영해 간명화하면 된다. 국회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언론 인터뷰도 자청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방안, 조사시스템 개혁방안 등을 설파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법안들은 정무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우리의 시스템은 여전히 범죄자의 적발과 엄정한 처벌에 실패하고 있다. 그 사이 자본시장에서 활약하는 범죄자들은 제자를 양성하고 그들이 취득하는 이익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검찰 수사에 대한 언론의 경쟁적 보도로 인해 국민들은 정부가 자본시장 범죄를 적절히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다. 이제 솔직해져야 한다. 우리의 시스템은 실패하고 있고 통제의 그물망은 너무 느슨하다. 금융당국과 검찰이 범죄를 제어할 수단이 없다. 국회는 전투에 나선 당국과 검찰에게 창과 방패를 쥐여 줘야 한다. 조사공무원과 검사의 숫자를 늘려서 대응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무원 개개인의 노력이 아닌 제도 도입을 통해 시스템이 자동으로 자본시장을 방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조재빈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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