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청담동 음주운전 참변’ 가해자 뺑소니 적용 기소

특가법상 도주치사 혐의 적용
유죄 인정 시 5년 이상 징역형
“사고 알 수 있었음에도 방치”

검찰이 ‘청담동 초등학생 음주차량 사망’ 사건 피의자에 대해 뺑소니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뺑소니 혐의가 인정되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 민식이법보다 법정형이 높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최우영)는 만취 상태로 차를 몰아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A씨(39)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뺑소니) 및 어린이보호구역치사·위험운전치사,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 등 4개 혐의로 27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4시57분쯤 면허 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28% 상태로 자신의 SUV 차량을 몰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등학교 후문 앞 어린이 보호구역 내 교차로에서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3학년 B군(9)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사고 직후 구호 조치 없이 그대로 현장을 이탈했고, B군은 목격자 신고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로부터 지난 9일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추가 목격자 및 현장 조사와 CCTV·블랙박스 분석 등을 토대로 A씨에 대해 뺑소니 혐의를 최종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블랙박스에 녹음된 A씨 음성 등을 살펴본 결과 사고 순간 차량이 흔들리고, A씨가 사이드미러 등을 통해 사고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쓰러진 B군을 방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운수회사 대표인 A씨가 해당 지역에 수년간 살면서 사고 지점이 평소 어린이 통행이 빈번한 장소임을 잘 알고 있었고, 시뮬레이션 재현 등을 통해 A씨가 당시 차량 운전석에서 B군이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철저히 공소 유지하겠다”며 “향후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음주운전 사망사고 및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사고에 대한 양형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적극 개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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