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국보 센터' 박지수 부활, WKBL 빅맨 무한경쟁
340일 만에 한 경기 30점 넘어
집중 견제 뿌리치고 골밑 득점
배혜윤·김한별·김소니아 등과
득점·리바운드 최고 다툼 예고
여자프로농구(WKBL) 청주 KB 박지수(24·1m98㎝)가 ‘국보 센터’다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박지수는 지난 25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신한은행과 2022~23시즌 WKBL 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36분 55초 동안 뛰며 30점 8리바운드 1스틸을 기록했다. 팀은 연장 접전 끝에 79-84로 패배했지만, 박지수는 지난 1월 20일 부산 BNK 상대로 31점을 기록한 이후 340일 만에 한 경기 30점 이상을 기록했다. 박지수의 한 경기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은 36점(2021년 2월 5일 부천 하나원큐전)이다.
박지수는 개막 17경기 만에 30점 이상을 기록했다. 그간 퍼포먼스와 비교하면 시기가 늦다. 기량이 절정이던 최근 두 시즌 동안 박지수는 한 경기 30점 이상을 각각 세 차례와 여섯 차례 성공했다. 달성 시기도 빨랐다. 2020~21시즌엔 개막 2경기 만에 33점을 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개막 8경기 만에 32점을 기록했다.
박지수의 득점력이 다소 늦게 폭발한 이유는 그가 코트로 복귀한 게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지난해 여름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성과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국보 센터’ ‘여자농구 대들보’라 불리며 어린 나이에 많은 압박을 받던 박지수는 공황장애 증세로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잠시 물러났다.
박지수는 최옥숙 멘털 트레이닝 코치를 통해 정신과 전문의 통원 치료를 꾸준히 받았다. 극소수의 지인 외에는 연락을 피했다. 이후 동료들의 훈련을 멀찍이 떨어져 참관만 하던 박지수는 상태가 많이 호전되자 점차 훈련 강도를 높여갔고, 지난 17일 하나원큐전을 통해 코트에 복귀했다. 개막한 지 14경기 만이었다.
박지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공황장애라는 게 누구에게나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며 “악플 때문에 공황장애가 생겼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건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현재 치료를 주기적으로 받는 박지수는 조급한 마음을 갖지 않기로 했다. 공황장애 진단을 받기 이전보다 체중이 5㎏ 정도(근육량이 대부분)가 줄었지만, 박지수가 코트 위에 있는 것만으로 상대에 큰 위협이 된다.
25일 신한은행전에서 박지수는 집중 견제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골 밑 득점에 성공해 포효했다. 박지수가 득점 성공 후 포효하는 모습은 이전 시즌까지 쉽게 보기 어려웠던 장면이다. 박지수가 하면 당연한 것처럼 보였던 골밑슛을 박지수 자신이 어느 때보다 짜릿하고 대단하게 느끼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박지수는 복귀전이던 지난 17일 하나원큐전 후 “한 골 넣기가 이렇게 힘들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남은 시즌 박지수가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거라는 희망도 여기에서 나온다. 힘든 시기를 겪고 돌아온 박지수가 한 골의 소중함, 플레이어로서 뛰는 것의 즐거움을 새삼 느끼는 듯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KB 감독을 역임했던 안덕수 해설위원은 “내가 지도했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박지수는 농구를 너무 좋아한다. 코트에 돌아오고 싶었던 마음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박지수의 복귀로 올 시즌 WKBL 최고 빅맨 자리를 두고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박지수는 2시즌 연속 최우수선수상(MVP)을 비롯해 7관왕을 달성했다. 지난 시즌엔 기자단 투표 110표 ‘몰표’를 받은 만장일치 MVP였다.
이런 박지수가 빠진 사이 WKBL에 ‘빅맨 무한경쟁 시대’가 열렸다. 배혜윤(용인 삼성생명) 김한별(BNK) 김소니아(신한은행) 등 베테랑 빅맨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힘이 세고 노련한 이들은 박지수가 이탈한 사이 개인 득점과 리바운드 부문에서 모두 상위권에 자리했다.
배혜윤은 ‘박없배왕(박지수가 없으면 배혜윤이 왕)’이라는 수식어가 생길 만큼 박지수의 강력한 경쟁자다. 김한별과 김소니아는 골 밑 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을 만큼 위치 선정이 좋은 노련한 센터다. 김소니아는 26일 WKBL이 발표한 3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뛰어난 빅맨을 보유한 삼성생명, BNK, 신한은행은 상위권에 위치했다. 반면 박지수의 공백을 실감한 KB는 리그 5위로 밀렸다. 슈터 강이슬이 고군분투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박지수의 합류로 강이슬과공격조합이 더 강해질 전망이다. 박지수 복귀 후 강이슬은 25일 신한은행전에서 데뷔 첫 트리플 더블에 성공했다.
안덕수 해설위원은 “박지수가 컨디션을 완벽하게 끌어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박지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KB에 큰 차이가 있다. 득점, 수비, 속공 등에서 나오는 효과가 상당하다. 빅맨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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