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무인기 추적하느라 주민에게 못 알려…용산 비행하진 않아"

27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가 얼어 붙은 임진강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파주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군이 대응에 나섰다. 연합뉴스

북한의 무인기가 약 5시간 동안 우리 영공을 침범한 상황이 지역 주민들에게 제때 알려지지 않은 것을 두고 군이 실시간으로 작전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지만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 문자 등이 발송되지 않은 데 대해 "북한 무인기가 실시간대로 움직여 추적과 감시를 하다 보니 문자 등으로 알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무인기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일대까지 촬영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 관련해선 이 공보실장은 "용산 상공을 비행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다만 "3ｍ 이하의 무인기는 탐지나 식별이 상당히 제한된다"며 "어제 (서울로 진입한) 그 상황도 탐지와 식별을 계속 반복했던 사항이 있었다"고 전했다.

합참에 따르면 길이 2m 이하 북한 소형 무인기 5대가 지난 26일 오전 10시 25분쯤부터 약 5시간 동안 경기 김포 일대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이 중 1대는 서울 북부 상공까지 침투했고, 4대는 경기 김포와 인천 강화도 일대를 휘젓고 다녔다.

서울 도심 상공으로 들어온 무인기 1대는 북한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경기와 인천 부근을 비행한 4대는 모두 레이더 추적 탐지에서 사라져 북한으로 돌아갔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해병대 병력은 이날 무인기 수색 정찰에 나서기도 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지역 주민들에게 알림 통보가 없었던 데 대해 "주민 공지 부분은 관련 규정과 절차를 확인해보겠다"며 "작전이 진행되고 있었고, 그런 것과 함께 조치가 이뤄졌어야 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이날 오전 참석 예정이던 국무회의 일정을 취소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고, 대신 신범철 차관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오는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무인기 대응책을 보고할 예정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