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침대가 주인공’...정공법 택한 시몬스의 광고 캠페인

서명수 2022. 12. 2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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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스 침대가 최근 선보인 2023 브랜드 캠페인 ‘Made by SIMMONS’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광고 명가’ 시몬스는 이번 캠페인에 제품을 내세운 ‘프로덕트 광고’를 선보이며 또 한번 화제의 중심에 섰다.

광고는 크게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 혜택 등을 강조한 프로덕트 광고와 기업의 철학, 비전, 신념, 브랜드만의 색깔과 이미지 등을 제시하는 브랜드 광고로 나뉜다. 최근 몇 년간 브랜드 광고에 집중해 온 시몬스는 매해 파격에 파격을 더하며 국내 광고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해왔다.

제품이 등장하지 않는 이른바 시몬스의 ‘침대 없는 침대 광고’는 M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두터운 브랜드 팬덤층을 형성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음악, 색감부터 공간, 스타일링까지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퀄리티를 선보여 온 시몬스 광고는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1일 공개된 ‘Made by SIMMONS’는 침대가 주인공이다. 오랜만에 선보인 프로덕트 광고로 그간 브랜드 광고에서 보여준 탈 국내급 퀄리티를 그대로 유지하며, 시몬스는 프로덕트 광고와 브랜드 광고 두 영역을 모두 마스터한 유일무이한 침대 업체로, 광고 명가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Made by SIMMONS’는 침대 제조과정에서 ‘오직 시몬스만 하는, 다른 침대 브랜드는 하지 않는 것’을 앞세우는 정공법을 택했다. 침대 하나를 만드는데 굳이 할 필요 없고, 심지어 생각할 필요도 없는 부분까지 고려해 완전무결한 침대를 만드는 시몬스 고유의 차별점을 강조하면서 ‘시몬스는 왜 다른 지, 무엇이 다른 지’ 명확하게 제시했다.

이 캠페인은 최근 불어 닥친 경기 불황과 시몬스를 제외한 주요 침대 브랜드들의 잇따른 가격인상이라는 시장 상황과 맞물리면서 시몬스의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더욱 부각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시몬스는 ▲ESG 경영 일환으로 선제 개발한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 ▲여타 생산공장과는 차원이 다른 1,936가지 청결한 생산공정 ▲국가 공인기준보다 높은 극한 R&D 테스트 등 총 3편으로 구성된 이번 캠페인 영상을 통해 건강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꿰뚫었다.

제품 스펙을 강조한 명백한 프로덕트 광고지만 시몬스만의 톤앤 매너와 완성도는 그대로였다. 시몬스는 광고의 사실적 표현을 위해 경기도 이천의 자체 생산 시스템인 ‘시몬스 팩토리움’ 내 수면연구 R&D 센터에 설치된 실제 테스트 장비까지 촬영장에 동원했다. 장비 한 개 당 무게만 최대 4톤에 이른다.

실제 최대 140kg 무게의 6각 원통형 롤러를 분당 15회 속도로 10만 번 이상 굴려 매트리스 손상도를 확인하는 미국의 ‘ASTM 내구성 테스트’, 일명 ‘롤링 테스트’ 장비와 지면 위 100cm 높이에서 포켓스프링 판 위로 볼링공을 떨어뜨려 시몬스 고유의 포켓스프링 개별 독립 지지력을 확인하는 ‘낙하 충격 테스트’ 장비가 광고에 등장했다.

여기에 최첨단 영상 장비인 로봇암을 사용한 원테이크 촬영기법으로 영상의 흡입력을 극대화하고, 3D 그래픽 작업으로 디테일을 살려 역대급 스케일의 세트 구성과 풍성한 영상미를 완성했다.

광고를 본 한 시청자는 “그동안 강렬한 인상의 브랜드 광고를 통해 시몬스라는 브랜드가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며 “그 위에 제품을 강조한 프로덕트 광고까지 얹혀지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 ‘침대 하면 시몬스’라는 인식이 한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인정신 깃든 시몬스 광고

화면을 압도하는 영상미와 몰입감을 극대화 시키는 배경음악, 깊이 있는 미술적 디테일까지. 업계와 소비자를 놀라게 한 시몬스의 파격적인 광고는 2017년부터 시작된다.

당시 시몬스는 ‘아는 사람만 안다’는 영국 뮤지션 듀오 혼네의 숨은 명곡 ‘웜 온 어 콜드 나이트’를 활용한 광고로 단숨에 ‘브금(BGM) 맛집’으로 등극했다.

차분한 템포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가진 이 음악은 시몬스의 브랜드 메시지인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소비자 마음 속에 효과적으로 각인시켰다. 여기에 침대에 눕는 순간 일상의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처럼 연출한 영상 기법은 숙면의 위대한 힘이라는 본질적 메시지를 화려한 미장센으로 과감히 풀어내며 새롭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톱모델 벤자민 에이든과 패션계 라이징스타 아네타 파약이 출연했던 이 캠페인은 화려한 샹들리에와 엄청난 양의 가구, 싱가포르 등에서 공수한 열대 식물 등 과감한 스타일링과 공간 연출로도 많은 화제를 모으면서 광고계 뿐 아니라 패션, 리빙 등 다양한 업계의 주목을 동시에 받았다.

이 기세를 몰아 이듬해인 2018년에는 연출과 배경음악을 그대로 사용하되 글로벌 탑 모델인 션 오프리를 등장시켜 파급력을 더욱 확장 시켰다.

이 캠페인에서 시몬스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독보적인 미장센을 선보이며 브금 맛집을 넘어 ‘광고 장인’으로 발돋움했다. 1960~1970년대 상징적인 문화 코드를 다양한 색감의 조화로 재해석한 공간과 디테일한 소품, 모델들의 화려한 의상 등은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침대 없는 침대 광고’의 시작

2019년 광고 캠페인은 시몬스의 브랜드 광고이자 ‘침대 없는 침대 광고’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캠페인이다. 당시 시몬스 영문 브랜드명(SIMMONS)을 빈티지한 타이포그래피로 보여준 광고는 침대가 단 한 컷도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란 브랜드 핵심 메시지를 절제된 영상미로 전달하며 ‘제17회 서울영상광고제’ 은상을 거머 쥐었다.

수영장, 해변, 숲을 배경으로 편안하게 누워있는 모델과 뒤이어 등장하는 시몬스의 타이포그래피와 배경음악으로 깔린 세계적인 DJ 마틴 게릭스의 ‘서머 데이즈’. 차분하고 정적인 화면과 상반된 리듬감 있는 음악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색다른 자극을 선사하며 강한 중독성과 여운을 남겼다.

시몬스 침대는 당시 캠페인에서 1960년대를 연상케 하는 블루, 핑크, 그린 등의 색을 활용해 과감하면서도 단순한 컬러믹스를 시도했다. 각 편에 등장하는 레드 컬러의 썬 베드, 민트 컬러의 서핑보드, 옐로 컬러의 우산 등 일상 속 편안함이 느껴지는 순간에서 모티브를 얻은 오브제는 절묘함 컬러감으로 감탄사를 자아냈다.


‘매너’를 주제로 한 공익 캠페인도

브랜드 창립 150주년을 맞은 2020년, 시몬스는 ‘매너’를 주제로 한 위트 넘치는 공익성 광고로 또 한번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을 ‘매너’라는 소재와 영화 ‘킹스맨’의 명대사를 오마주한 ‘매너가 편안함을 만든다(Manners Maketh Comfort)’ 메시지로 풀어낸 광고는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사회적 메시지를 재미 요소와 함께 풀어내며 MZ세대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 캠페인은 최근 시몬스의 활발한 ESG 행보와 결을 같이 하며 이른바 ‘차트 역주행 광고’로 재조명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시몬스는 다 계획이 있었다’, ‘시몬스의 큰 그림’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2021년 시몬스 침대의 광고 캠페인은 침대 광고하면 흔히 떠오르는 ‘빅모델’과 ‘제품’의 틀을 완벽히 깼다. 침대 업계 호황이 본격화되던 시기, 쏟아지는 침대 광고 속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유명 모델과 제품을 내세우던 여타 브랜드와는 정반대되는 행보였다.

시몬스는 릴레이 하듯 하품을 이어가는 사람들 끝에, 잠을 잘 잔 주인공의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표정을 보여주며 ‘숙면은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메시지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대조의 미를 살린 ‘칠 버전’과 ‘디스코 버전’ 두 가지 버전의 광고로 비교하는 재미까지 더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에디 슬리먼의 셀린 컬렉션과 해외 유명 디자이너 안토니 바카렐로의 생로랑 컬렉션으로 스타일리시함을 더하고 패션계 신성 프릭 아이벤을 내세워 패셔너블한 영상미의 정점을 찍은 캠페인은 공개 열흘만에 유튜브 누적 조회수 1,100만뷰를 돌파, 당시 침대 및 가구 업계 최단기간·최대 조회수를 기록했다.


광고대상서 TV영상부문 금상 쾌거

올해 초 선보인 ‘Oddly Satisfying Video: 오들리 새티스파잉 비디오(이하 OSV)’는 그간 시몬스가 브랜드 광고를 통해 보여준 화려한 스타일링과 아름다운 미장센, 감각적인 음악(또는 소리)의 결정판을 보여준 캠페인이다.

OSV는 반복되는 영상, 백색소음의 조화를 이룬 디지털 아트로 ‘멘탈 헬스’가 중요해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힐링’과 ‘치유’가 절실한 사람들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으며 유튜브 공개 한 달도 안돼 누적 조회수 2000만뷰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전국적으로 ‘멍 때리기’ 열풍을 이끈 이 영상은 코로나19 장기화 속 휴식이 간절한 시기,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주는 편안함을 선사하며 시대적인 공감을 이끌어냈고, 소비자의 높은 호응과 함께 최근 열린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TV영상부문 금상을 수상하기도 한다.

시몬스 안정호 대표는 시몬스 TV광고의 인기 비결을 담은 한 유튜브 영상에서 “(광고를 제작함에 있어) ‘인상깊은 광고’인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한 번을 보더라도 기억에 남는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명수 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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