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에 포착된 수달 가족…한강에 15마리 산다

성기호 2022. 12. 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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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본류 물론 탄천, 중랑천 등 지류서도 확인
수달 배설물 DNA 분석 결과, 총 15개체 확인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 일대에서 1974년 이후 공식적인 서식 개체 수가 확인되지 않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30호로 지정된 ‘수달’ 15개체가 확인됐다. 2016년 한천 하류에서 수달 발견 이후 2017년 4개체가 목격되었고 현재 개체 수가 확연히 늘어난 것이 확인된 것이다.

서울시는 최근 한강 본류는 물론 탄천, 중랑천, 여의도 샛강 일대에서 수달 서식 흔적을 확인하였으며, 수달 분변에 대한 유전자(DNA) 추출 실험 결과, 서울 한강 일대에 총 15개체의 수달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1974년 팔당댐이 완공되어 수달의 이동 경로가 단절된 이후, 서울 한강 유역 내에서 수달이 서식한다는 공식적 조사기록은 없었으나, 2016년에 이르러 서울 탄천 하류에서 한 시민이 헤엄치는 수달을 촬영하여 제보하게 된다. 2017년에는 무인카메라 조사로 총 4마리의 수달이 서식함을 밝혀지기도 하였다. 그 후 2020년에도 서울의 수달 출현 소식이 지속적으로 알려져 왔었다.

이에 시에서는 서울 지역의 수달 서식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수달보호협회와 함께 작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약 1년간 '한강 수달 서식현황 및 적정 관리방안'에 대한 학술용역을 실시하였다. 시와 연구팀은 수달 출현 흔적 조사(배설물, 발자국 등), 분변채집조사, 무인카메라 수달 촬영 등을 통해 팔당댐 하부에서 난지한강공원에 이르는 구간 곳곳에서 수달의 출현 흔적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무인카메라 조사결과, 수달의 주요 활동시간은 어두워지는 지역 시간대에서부터 날이 밝아지는 다음날 오전 시간대까지(18:00~익일 08:00)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였음을 확인하였다. 수달의 활동은 습지환경이 잘 보전된 암사·고덕 습지생태공원 일대와 광진교 주변부에서 가장 많은 출현 흔적을 확인하였으며, 특히 탄천 하류와 성내천 합수부 일대에서는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5개체의 수달 가족 활동장면이 무인카메라에 촬영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최근의 수달 서식실태 조사결과를 미루어 보면, 그간 서울 한강변의 우수한 생태습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건강한 생물서식지를 확보해주었고, 강변의 콘크리트 인공호안을 자연소재(흙, 자갈, 바위 등)로 대체하는 등의 '자연형 호안 조성 사업'을 장기적으로 시행함에 따라 한강의 자연생태계가 한층 개선되었고, 이에 따라 수달과 같은 지표종의 생존이 가능하게 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와 수달 전문가에 따르면, 서울 한강의 수달 복원을 위해서는 외부의 수달 개체를 재도입하는 것보다 기존의 한강변 식생대 보호, 위협요인 제거, 수달 서식환경 복원과 같은 서식지 환경 복원 전략을 우선적으로 실행하여, 자연적인 수달 개체군 증가를 도모하는 수달 보호전략의 수립이 더욱 필요함을 보고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향후 시민들에게 한강 수달의 보호가치에 대해 널리 알리고, 수달의 출현이 예상되는 지역에 보호 안내판 등을 설치하는 등 수달 서식지 보호와 위협요인 저감 노력을 함께 기울일 예정이다.

최근 한강의 생태공원에는 서식하는 생물종이 점차 다양해지는데, 천연기념물(수달, 황조롱이, 원앙 등)과 멸종위기종(삵, 새호리기,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맹꽁이 등)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한강 서식종의 다양성 증가는 한강 자연성 회복에 중심을 둔 서울시의 자연생태 정책이 점차 결실을 거두어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한강 본류와 일부 지류하천에도 수달의 출현이 잇따라 발견되는 것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서울시 자연생태 관리의 산물”이라며, “앞으로도 사람, 생물, 자연이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는 건강한 한강생태축을 만들어가도록 다양한 자연정책을 발굴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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