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축구장 4700개 면적 ‘꿀벌 먹이 숲’ 조성

[아시아경제(홍성) 정일웅 기자] 충남도가 축구장 4700개 면적과 같은 규모의 ‘꿀벌 먹이 숲(밀원숲)’을 조성하고 숲에 800만 그루의 밀원수 식재를 마쳤다.

밀원수는 꿀벌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나무로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꿀벌 실종 사태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도는 밀원숲 조성·육성 1단계(2018∼2022년) 사업을 마무리해 당초 목표를 초과(131%) 달성했다고 27일 밝혔다.

밀원숲 조성은 밀원 감소와 기후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양봉 농가를 지원하고 꿀벌을 매개한 자연 생태계의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추진한다.

도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1단계 사업을 추진해 총 3379만9000㎡ 규모의 밀원숲 조성을 마쳤다. 이는 축구장(7140㎡) 4733개 면적과 맞먹는 규모로 도가 애초 목표한 2579만㎡보다 31% 넓어졌다.

연도별 조성면적은 ▲2018년 547만3000㎡ ▲2019년 575만9000㎡ ▲2020년 798만7000㎡ ▲2021년 756만㎡ ▲올해 702만㎡ 등이다.

시·군별 밀원숲 조성 면적은 금산이 609만6000㎡로 가장 넓고 공주(387만2000㎡), 논산(294만6000㎡), 부여(277만9000㎡), 청양(251만8000㎡) 등이 뒤를 잇는다.

밀원숲에 심은 나무도 해마다 늘었다. 연도별로는 ▲2018년 133만9700그루 ▲2019년 190만8000그루 ▲2020년 190만200그루 ▲2021년 180만4700그루 ▲올해 153만6500그루의 밀원수가 충남에 심어졌다.

수종별로는 백합나무 338만4500그루(1212만㎡), 헛개나무 228만6900그루(802만4000㎡), 옻나무 87만4400그루(499만3000㎡), 밤나무 8만5900그루(190만 7000㎡) 등이 연차별로 식재됐다.

이어 도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2단계 사업으로 지역에 2905만㎡ 규모의 밀원숲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밀원숲 조성사업은 벌꿀 실종 사태 해결의 실마리 중 하나”라며 “충남은 밀원숲 조성과 밀원수 식재를 다른 지역보다 이른 시기에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는 앞으로도 채밀 수종 다양화로 양봉산업의 활성화를 뒷받침하고 경제림 육성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내 양봉농가는 2020년 기준 2400호로 전국 2만7400호의 9.1% 비중을 차지한다. 같은 해 충남에선 1만t가량의 꿀이 생산됐으며 이를 기초로 환산한 생산액은 2080억원으로 조사된다.

꿀벌은 세계 과채 수분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인간에게 연간 50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문가들은 최근 벌이 채밀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생태계 자체가 흔들리는 점을 우려한다.

또 꿀벌이 집단 폐사·실종되는 원인으로 낭충봉아부패병 등 병해충, 이상기후, 농약 사용, 대기오염, 밀원수 감소 등을 꼽는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는 밀원수 복원과 다양화, 꿀벌 품종 개발, 도시 양봉 육성 등이 제시된다.

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