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총선 압승 적임자" 첫 출사표…與, 막오른 '당권 레이스'
안철수·권성동 의원 등 1월에 출마 선언 계획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김영원 기자]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가 시작됐다.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내년 3월8일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하면서 김기현 의원이 원내에서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당권 출마를 암시하는 글을 올리는 등 10명이 넘는 당권 도전자가 난립할 전망이어서 컷오프(예비경선) 가능성이 점쳐진다.
27일 김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년 총선을 압승으로 이끌 적임자 바로 김기현"이라며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기간 원내대표를 지내며 당시 윤석열 대선후보와 이준석 당 대표의 갈등을 봉합한 이른바 '울산회동'의 주역이다.
김 의원이 원내에서 제일 먼저 출마 선언한 것을 놓고 '윤심(尹心) 선점하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직까지 뚜렷한 윤심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1번 주자'로 치고 나와 당원들에게 우선 각인시키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격의 없는 소통을 하면서 공감대를 만들어 당을 화합 모드로 이끌어가는 데에는 저 김기현이 가장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전날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서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과의 '김장연대'를 언급하며 기정사실화 했다.
다른 당권주자들의 '출마 러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당권 도전을 여러 차례 밝힌 안철수 의원의 경우 다음 달 초중순쯤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시기를 보고 있는데 설 연휴 전에는 꼭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과 함께 원조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 의원도 1월 초 출마 선언이 유력한 상황이다. 권 의원은 전국을 돌며 당원들과 스킨십을 하는 한편 대선 캠프에서 함께 일했던 이들을 모으고 주요 인사들과 만나는 등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정부에게는 문재인 정부 이후 약해진 국방력과 대북 경각심을 시급히 복원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일 것”이라며 “그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강하고 단단한 여당이 당연히 필요할 것이다. 내년 전당대회가 그래서 또 중요한 것”이라고 적었다. 이와 함께 ‘#사명감’ ‘#나경원’ ‘#전당대회’를 해시태그로 올렸다.
안철수, 1월 공식 출마 선언…나경원 "강하고 단단한 여당 필요" 전대 출마 시사대표적 '비윤'인 유승민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여부 확답을 꺼리고 있지만, 국민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유력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이 외에도 윤상현·조경태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 등이 당 대표 도전을 시사했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 출신인 강신업 변호사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거론되는 당권주자만 10여명에 가까운 만큼 컷오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2월 초 시작되는 후보자 등록 수에 따라 컷오프 진행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전당대회 선관위원장으로 임명된 유흥수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 대표로 나오겠다는 후보군이 수가 너무 많을 경우, 한 4~5명을 넘어서서 7~8명 이렇게 된다면 관례에 따라서 컷오프 실시를 해야 되겠다"고 얘기했다. 방식은 당원투표 100%가 유력하다. 유 위원장은 "당 대표를 선출하는 방식 자체가 '당원(투표) 100%'로 되었으니, 만약 컷오프를 하게 된다면 컷오프도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논리"라고 설명했다.
결선 투표를 하더라도 현 비상대책위원회 임기 만료일인 3월12일 이전에는 최종 결과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이 국민의힘 계획이다. 비대위 관계자는 "전당대회 당일 과반이 넘는 득표자가 있으면 당선되고, 없다면 나머지 기간을 두고 투표해서 12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선투표는 모바일로 진행하고 이때 응답하지 못한 경우 자동응답방식(ARS)으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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