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긴축 사이클 절반 왔다"…내년도 금리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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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최소 내년 2분기까지 현재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ECB 정책위원이자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인 클라스 노트는 주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긴축 사이클의 절반 지점을 지났을 뿐"이라며 "인플레이션을 길들이기 위해 더 오래,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도 급격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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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기 침체 있겠지만, 얕을 것"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최소 내년 2분기까지 현재 수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로존(유료화 사용 19개국) 경기에 큰 악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내년 경기 침체가 있겠지만 그 수준은 얕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6일(현지시간) ECB 정책위원이자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인 클라스 노트는 주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긴축 사이클의 절반 지점을 지났을 뿐"이라며 "인플레이션을 길들이기 위해 더 오래,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도 급격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1995년 ECB에 합류한 노트는 2011년부터 ECB 통화정책회의에 참여한 최장수 정책위원이다.
지난 7월 ECB는 2002년 유로화 도입 이후 사상 첫 빅스텝(0.5%포인트 인상)으로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처음 올리면서 금리 인상 행보에 착수했다. 이후 올 9, 10월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고, 이달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영국 영란은행(BOE) 등 다른 중앙은행과 마찬가지로 기준금리 인상폭을 0.5%포인트로 조정했다. 이로써 유로존의 최종 수신금리는 2.0%에 도달했다.
2연속 고강도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온 ECB이 12월부터 빅스텝으로 인상 보폭을 좁힌 것은 고강도 긴축 후폭풍을 고려한 속도조절일 뿐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CB가 속도 조절에 나선 대신, 더 오래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빅스텝이 상당 기간 예상돼야 할 것"이라며 추가 긴축을 예고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ECB의 최종금리 전망치를 3.75%로 보고 있다.
노트 위원도 이번 금리 인상 폭 축소가 피봇(정책 전환)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3분의 1 이상의 위원이 0.75%포인트 인상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0.5%포인트 인상으로 전환함으로써 내년 금리 인상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더 많은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CB가 긴축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배경은 '고물가'에 있다. 현재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ECB 목표치의 5배 수준이다. 노트 위원은 "물가 압력이 내년도 ECB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내년 통화정책 기조의 핵심에 물가를 두고 있다. 유로존의 11월 물가상승률은 10.1%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전월(10.6%) 대비해서는 다소 낮아졌다. 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임금 인상 압력에서 기인한 것과 다르게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식료품 가격 급등에 따른 것으로 통제력이 낮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미국보다 상황이 좋지 못하다.
그러면서 노트 위원은 ECB가 물가 압력에 대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인정하면서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통한 채권 매입 종료 시기를 지난 3월이 아니라 지난해 말로 앞당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은 내년 물가상승률이 얼마나 빨리 떨어질지 경기 침체의 골이 얼마나 깊어질지에 대해 ECB가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로존 경제에 중대한 하방 위험으로 작용하면서 유로존 경제 성장률이 올 3.4%에 이어 내년 0.5%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대해 노트 위원은 내년 경기침체를 겪겠지만 "경기침체는 우리의 생각보다 짧고 얕게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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