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내쫓은 제롬 파월과 일론 머스크 [3분 미국주식]

김철오 2022. 12. 2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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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27일 개장 전 뉴욕증시 미리보기
제롬 파월(왼쪽 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3월 3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독일 베를린 외곽 그륀하이데 기가팩토리를 건설하던 2020년 9월 3일 공장 부지를 찾아 웃고 있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 AP뉴시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올해 마지막 장이 2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펼쳐진다. 제롬 파월 의장 체제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1년 내내 시행된 고강도 긴축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성장주를 대표했던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오너 리스크’ 속에서 연일 저점을 새로 쓰고 있다. 이로 인해 연말 ‘산타 랠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잦아들었다. 뉴욕증시는 이제 4거래일뿐인 올해 마지막 장에서 반등을 시도하고 하방 압박에 저항하며 내년 첫 장을 준비하게 된다.

1. 산타 내쫓은 제롬 파월

‘산타 랠리’의 기대감을 꺾은 첫 번째 인물은 파월 의장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4.25~4.5%로 상향한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고금리 국면의 장기화를 예고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긴축 기조 유지에 집중하고 있다.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 속도가 아닌 최종 금리를 어느 수준으로 정할지를 생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을 증명한 건 FOMC 구성원 19명의 점도표다. 이 표에서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5~5.25% 수준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연준 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점도표의 중간값은 기존 4.6%에서 0.5% 포인트 오른 5.1%다.

FOMC 구성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목적지(최종 금리)는 (점도표에) 적어낸 것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금리 인하는커녕 최종 금리를 상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크리스마스(25일)를 앞둔 뉴욕증시는 하락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3일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3주 연속 약세를 나타냈다. 나스닥지수의 경우 12월에만 8.46%나 하락했다.

2. 산타 내쫓은 일론 머스크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정책적으로 ‘산타 랠리’를 막았다면, 머스크는 시장 참여자로서 장세를 망친 원흉으로 꼽힌다. 머스크는 지난 10월 미국 SNS 플랫폼 트위터를 인수한 뒤 테슬라 주식을 팔고, 경영에도 소홀해 주가 하락을 자초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4일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에 집중한 탓에 테슬라가 사상 최악의 한 해로 마감을 앞두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월스트리트는 테슬라의 수요 둔화에 분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23일 나스닥에서 장중 121.02달러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뒤 소폭 만회해 전 거래일 대비 1.76%(2.2달러) 하락한 123.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해 ‘산타 랠리’를 견인하지 못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65%, 12월에만 36% 넘게 빠졌다. 머스크는 테슬라 차량과 관련 상품의 가치를 암호화폐에 연동했고, 지난 10월 중간선거를 전후로 기업 경영에 불리한 정치적 행보를 펼쳐왔다. 트위터를 인수한 뒤 경영에 몰두한 건 최악의 선택으로 꼽힌다.

머스크는 이런 상황에서도 지난 24일 팟캐스트 라디오 방송에서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주식담보대출을 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슬라 주주들에겐 이 발언도 작지 않은 원성을 샀다.

3. 오지 않은 산타에 실망한 시장

‘산타 랠리’는 크리스마스 전후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이어지는 상승장을 말한다. 하지만 연준의 고강도 긴축, 테슬라 같은 시가총액 상위 기업의 악재와 별개로 경기 침체가 다가온다는 시장의 인식도 커 뒤늦은 산타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뉴욕증시는 26일 장을 크리스마스 대체 휴일로 휴장해 이번 주 4거래일만 진행된다. 여기에 트레이더 상당수가 연말 휴가를 떠나 뉴욕증시의 거래량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의 뒷심 발휘로 연간 낙폭을 크게 만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번 주 시장에 영향을 줄 재료는 주택 관련 지표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의 10월 주택가격지수, S&P‧케이스실러의 10월 주택가격지수가 27일 공개된다. 11월 잠정주택판매는 그 이튿날인 28일에 나온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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