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게 톱 던지고, 불법촬영까지…내년부터 생활기록부에 남긴다

장윤서, 이후연 2022. 12. 27. 06: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성국 회장을 비롯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소속 교원들이 지난 10월 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학습권 및 교권 보호를 위한 생활지도법 마련 등 7대 교육현안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내년부터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는 등 교육활동을 침해하는 행위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한다.

27일 교육부가 발표한 ‘교육활동 침해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심각한 수업방해 행위가 교육활동 침해 유형으로 신설되고 침해 학생에 대한 조치사항이 학생부에 기재된다.

교육활동을 침해한 학생은 피해 교원과 즉시 분리되고, 선도가 긴급할 경우에는 우선 조치된다. 현재는 교사가 피해를 보아도 학생으로부터 분리할 법적 근거가 없어 특별휴가로 우회적 회피하고 있다. 또 전학 조치 시 의무였던 특별교육이 출석정지 이상의 조치를 받은 학생으로 확대된다. 교육부는 이러한 방안을 빠르면 2023년 상반기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교육활동 침해, 올해 1학기에만 1596건


교육활동 침해 현황. 교육부 제공

교육활동 침해 사례는 2019년 2662건에서 2020년 1197건, 2021년 2269건으로 줄어들었다가 2022년 1학기에만 1596건 발생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으로 주춤했던 교육활동 침해 건수가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으로 반등했다.

침해 수위도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6월 경기 수원의 초등학생이 교사에게 욕설하며 실습용 톱을 던졌고, 9월 광주에선 고등학생이 여성 교사를 교탁 아래에서 불법촬영하는 사건이 있었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이 수업 중인 교실에 찾아와 교사에게 폭언이나 욕설을 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이달 국회 본회의에서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 권한을 명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교육활동 침해 사항을 학생부에 작성하도록 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안은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학생부에 기재하는 것이 낙인 효과를 만들고 학내 갈등을 일으킨다는 반대 의견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교원들 대응 수단 없어” vs “학내 갈등 증폭될 것”

교원단체도 학생부 기재를 두고 찬반이 갈린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자체 설문조사에서 교원의 77%가 학생부 기재에 찬성했다”며 “최소한 출석정지 이상의 조치는 학생부에 기재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학생부에 기록하는 것은 교사의 교육적 지도를 어렵게 하고 상호 갈등만 증폭시킨다”며 반대했다.

앞서 교권침해 사례를 공론화했던 김학희 교사(전북 이리팔봉초)는“학교폭력을 학생부에 기재하게 된 후 학부모들의 행정소송이 많아져 힘들어졌던 문제가 있다”며 “학생부 작성 권한을 교육청에 주는 등 학교에 부담을 덜 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다른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고 수업에서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 수업 방해 행위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지난 10월 학부모 모니터단 99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학생부 기재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은 91%였다.

교육부는 학생부 작성을 포함해 이번 방안에 포함된 내용이 입법화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학생부 기재 대상이 되는 구체적인 침해 사안과 조치는 의견 수렴을 거쳐 대통령령으로 정해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의견 수렴 과정에서 침해 학생이 받을 수 있는 조치 중 전학, 퇴학까지는 포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고, 출석정지와 학급교체를 포함할지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고 말했다.

장윤서·이후연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