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뺨치는 위협…러군 쑥대밭 만든 그 무기, 北도 꺼냈다
북한이 26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게임체인저로 등장한 무인기 카드를 꺼내 들며 한반도에서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 도발을 이어갔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무인기에 폭탄을 탑재할 경우 미사일 만큼이나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무인기는 탐지 및 요격이 어렵다.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무인기는 일반 항공기보다 운용 고도도 낮고 레이더 반사 면적(RCS:Radar Cross Section)이 0.1㎡ 이하로 매우 작기 때문에 탐지에 어려움이 있다"며 "여기에 민첩한 기동성까지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군사적 효용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시리아로 추정되는 중동 국가에서 미국산 고속표적기인 'MQM-107D'(스트리커) 여러 대를 도입해 이를 토대로 무인공격기를 개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목표물을 직접 타격하는 자폭형 무인기도 개발해 운용하고 있는데, 이는 후방지역의 민간인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수준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300∼400대에서 최대 1000대의 무인기를 운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남측보다 열세인 공군 전력을 상쇄하기 1970년대 초부터 무인기 개발에 공을 들인 결과다.
북한은 1980년대 후반에 중국산 D-4(ASN-104) 무인기를 입수 최초로 입수했고, 이를 토대로 1990년대 초반부터는 '방현-Ⅰ'과 '방현-Ⅱ' 무인기를 자체 개발 및 생산했다. 이후에는 우방국인 러시아와 시리아 등으로부터 무인기를 도입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정찰용 무인기 보유를 늘리기 시작했다.
다만 북한은 지금까지 주로 대남 정보 파악과 감시·정찰을 위한 무인기 운용에 공을 들였다. 이 때문에 적극적인 북한의 무인기 개발에도 불구하고 한국 군 당국이 상대적으로 무인기 위협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14년부터 국내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모두 5대에 달한다. 과거 북한이 무인기를 활용했을 때 군 당국은 북한이 청와대를 비롯해 경북 성주에 배치된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기지 등을 촬영한 것으로 파악했는데, 일제 캐논 카메라를 장착하는 등 본격적 군사용 무인기의 수준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인기의 위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면서 크게 달라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민간 무인기 전문가를 모아 '아에로로즈비드카(공중정찰)'라는 항공정찰부대 만들었는데, 이들은 무인기를 띄어 러시아군의 위치를 찾아내는 것은 물론 대형 옥토콥터형 드론(회전날개가 8개인 드론)에 수류탄 실어 목표 지점에 떨어뜨리는 작전까지 수행했다.
이와 관련해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은 무인기 개발을 꽤 오랫동안 중점적으로 해왔다"며 "무인기는 공격 및 정찰용으로 모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자신들이 부족한 부분을 저비용으로 상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표면적으로 군사용 무인기를 자체 개발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상용 드론을 군사용으로 전용하는 데 더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전세계 상용 드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산 드론이 정찰 임무에 투입되고 있다는 정황이 확인되기도 했다.
북한이 상용 드론을 기반으로 무인기를 개발에 나선 구체적인 정황도 포착된다. 인도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인도의 잠무-카슈미르 지역 경찰은 지난 5월 자석이 포함된 폭발물을 탑재한 멀티로터형 드론을 격추했는데, 인도 경찰 당국은 격추한 드론이 북한제라고 밝혔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이란, 시리아, 파키스탄 등 우방국에서 관련 부품과 기술을 들여와 무인기 생산·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북한 관영 TV가 열병식을 비롯한 주요 행사 녹화중계에서 드론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중 영상을 내보내는 것도 북한이 상당한 수준으로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군사 전문 자유 기고가인 최현호 밀리돔 대표는 "인도 경찰이 격추한 드론이 북한제가 맞다면, 폭발물을 탑재할 정도로 군사적으로 충분한 성능을 지닌 드론을 이미 대량 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자수하면 선처해 줍니까?"…뜻밖 '대어' LG가 나타났다 | 중앙일보
- 서인영, 내년 2월 결혼식 올린다…예비 신랑은 누구 | 중앙일보
- 송중기 여친, 1세 연상 영국인 이 배우? 소속사 답변은 | 중앙일보
- 같은 학교 여고생 2명, 오피스텔 옥상서 추락사…유서 발견 | 중앙일보
- 택시기사 시신 있던 그 집, 주인 따로있었다..."연락두절 상태" | 중앙일보
- 스타 이승기·츄도 당했다…K엔터 후진적 행태 더 무서운 이유 | 중앙일보
- [단독] 고모부 장성택 숙청때도 갔다…김정은 '서울 침범' 전 찾은 곳 | 중앙일보
- [단독] 북한 무인기 우리 영공 휘젓는데…국회, 드론 국방예산 260억 삭감 | 중앙일보
- 놀러갔다 피부미인 돼 돌아왔다…겨울에 '예뻐지는 그 동네' | 중앙일보
- 성형외과 '명품코' 광고에 운 민효린…이젠 이길 방법 생긴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