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희사랑' 강신업 '가세연' 김세의 전대 등판…그들이 믿는 구석
내년 3월 8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성 보수 스피커들이 몸을 풀고 있다. 100% 책임당원 투표로 진행되는 전당대회에서 이들이 의외의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당 대표 선거에는 김건희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 회장 출신인 강신업 변호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구독자 12만명(26일 기준)인 유튜브 채널 ‘강신업TV’도 운영하는 그는 그동안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 여당 인사와 민주당 인사를 겨냥해 거친 언행을 쏟아냈다.
강 변호사가 주목받으면서 김 여사가 해명하는 일도 있었다. 김 여사는 7월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최근 강 변호사가 ‘팬클럽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정치적인 발언을 쏟아내 저의 의중임을 간접적으로 제시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저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것을 밝힌다”고 했다. 강 변호사도 그 직후 “김 여사와는 당연히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유승민·이준석 등 내부 투쟁에만 몰두하는 ‘내부 총질러’들을 일소해 윤석열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여당다운 여당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고 출마 이유를 알렸다. 5일 KBS 라디오에서는 “당 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을 제2의 박정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구독자 84만 명을 보유한 보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의 김세의 대표는 최고위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김 대표는 17일 중앙일보에 출마 결심을 밝히며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국민에게 힘을 주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더러운 정치인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가세연을 통해 이준석 전 대표가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2013년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관련 논란이 커지면서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이 전 대표에게 품위유지 위반 등을 이유로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고, 여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구독자가 147만명에 달하는 유튜브 채널 ‘신의 한수’의 신혜식 대표도 최근 최고위원 출마를 고심 중이라고 한다. 신 대표는 그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주도하는 광화문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강성 보수층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여권에서는 이들이 전당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성 보수층이 두각을 드러낼수록 ‘도로 한국당’ 이미지가 짙어져 2024년 총선에서 중도층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당 대표 선거에서는 이들의 활약이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당원투표 득표순으로 4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결과가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00% 당심에 따라 선거가 좌우되기 때문에, 강성 보수 인사가 4위 안에 입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의 조직력이 향상됐다는 분석도 있다. 당 관계자는 “전 목사를 추천인으로 하는 당원 가입이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전 목사는 지난달 '신의 한수'에 출연해 신 대표와 대담을 나누면서 “총선에서 200석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 책임당원이 26일 기준 약 80만명으로 크게 늘고, 청년 및 수도권 책임당원 비율도 높아졌기 때문에 강성 보수층 입지가 좁아졌다는 반론도 있다. 당 중진의원은 “지난해 대선 경선에서 황교안 전 대표가 부정선거 의혹을 앞세워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도 최종 4인에 들지 못한 전례가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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