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키이우의 크리스마스

고승욱 2022. 12. 27.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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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은 365일이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이다.

그래서 4년에 한 번씩 2월 29일을 넣는다.

1년에 6시간쯤 늘어나니 4년마다 하루를 윤년으로 더하면 얼추 맞는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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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욱 논설위원


1년은 365일이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이다. 그런데 소수점 아래가 길다. 밤낮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부터 다음 해 춘분까지 365.242198798일이다. 5시간48분45초가 더 붙는다. 그래서 4년에 한 번씩 2월 29일을 넣는다. 1년에 6시간쯤 늘어나니 4년마다 하루를 윤년으로 더하면 얼추 맞는다고 봤다. 그게 로마를 거머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생각이었다. 그는 달이 차고 기우는 시간을 기준으로 만든 음력을 폐지하고 율리우스력이라는 새로운 달력을 공포했다. 지금 우리가 쓰는 양력의 원조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5시간48분45초를 6시간이라고 우겼더니 매년 11분15초씩 오차가 생겼다. 128년에 하루 꼴이다. 카이사르 때는 몰랐는데 1000년쯤 지나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평범한 사람은 평생 달력 없이도 살겠지만 교회는 달랐다.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1세는 325년 니케아공의회에서 부활절은 춘분이 지나 첫 보름 뒤에 오는 일요일이라고 정했다. 그런데 율리우스력으로 살다보니 오차가 쌓여 실제 춘분과 달력의 춘분 사이에 격차가 커졌다. 부활절을 즈음한 교회의 행사에 혼선이 생겼다. 결국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는 1582년 10월 5∼14일을 달력에서 아예 없애버렸다. 그러고는 ①4년마다 윤년을 넣고, ②윤년 중 100의 배수는 평년으로 하고, ③100의 배수 4번 중 1번을 윤년으로 하는 달력을 만들었다. 그레고리력이다.

전 세계에서 그레고리력을 쓰지 않는 나라는 정교회 및 이슬람 일부 국가뿐이다. 이들은 가톨릭 교황이 만든 달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가 양력을 쓰면서 설과 추석은 음력으로 쇠듯 공식적으로 그레고리력을 쓰면서 교회 명절은 율리우스력으로 축하하는 나라도 많다. 정교회 종주국을 자처하는 러시아가 그렇다. 그런데 대표적인 정교회 국가인 우크라이나가 올해부터 그레고리력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전쟁 중 되새기는 예수 탄생의 의미가 각별했다고 한다. 삶의 뿌리인 종교와 평범한 일상부터 러시아의 지배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결연하다.

고승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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