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쏘다 허점 노려 무인기 도발… 軍 100발 쏘고 격추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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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17년 6월 이후 5년6개월 만에 무인기로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은 연말 무기개발 성과를 부각시키면서 우리 군 대응의 허점을 노린 다목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북한 무인기 5대가 26일 경기도 일대와 서울 북부까지 내려와 5시간 넘게 휘젓고 다녔지만, 우리 군은 헬기의 20㎜ 기관포로 100여발을 쏘고도 격추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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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분량 정찰 정보 캐갔을 듯
9·19 군사합의 무력화 행보 해석도
북한이 2017년 6월 이후 5년6개월 만에 무인기로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은 연말 무기개발 성과를 부각시키면서 우리 군 대응의 허점을 노린 다목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북한 무인기 5대가 26일 경기도 일대와 서울 북부까지 내려와 5시간 넘게 휘젓고 다녔지만, 우리 군은 헬기의 20㎜ 기관포로 100여발을 쏘고도 격추에 실패했다. 북한으로 복귀한 무인기는 장시간 비행하며 상당한 분량의 정찰 정보를 획득해 돌아갔을 것으로 보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앞두고 성과를 하나라도 더 내려는 측면이 강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달 하순 열리는 당 전원회의에서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 관련 치적을 내세우기 위해 해당 계획 중 하나인 무인기를 띄웠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실장은 또 “북한이 우리 군의 허점을 노린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 위주로 도발하다가 갑자기 무인기로 변화를 줌으로써 대응을 어렵게 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리 군이 민간 피해 우려로 무인기에 적극 대응할 수 없다는 점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
무인기 도발은 미국 정찰기 ‘RC-135V’ 리벳조인트가 지난 23일 서울과 인천, 강원도 일대를 비행한 데 따른 북한의 맞대응으로도 풀이된다. 리벳조인트는 당일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직후 한반도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무인기)으로 우크라이나의 전기·수도 등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을 보고 북한이 유사한 위협을 우리에게 가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무인기에 폭탄을 장착하면 무인폭탄이 되듯이 무인기를 정찰뿐 아니라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다는 점을 피력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북한의 조악한 무인기 개발 수준으로 볼 때 드론 공격의 가능성은 거의 없고, 동계훈련 중 정찰 활동의 일환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이어진 북한의 9·19 남북군사합의 무력화 행보의 일환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군사합의에 따르면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서부 지역은 10㎞, 동부 지역은 15㎞ 안에서 무인기 비행이 금지돼 있다. 북한은 무인기 전력을 많게는 1000대까지 개발해 운용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로 대남 정보 파악과 감시·정찰을 목적으로 하지만, 무인기에 화학·생물무기를 실어 테러를 감행하거나 국지도발에 악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북한이 내년 초까지 동계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추가 도발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 4월 정찰위성 1호기가 준비될 때까지 위성 실험을 명분으로 한 미사일 발사가 수차례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20일 담화에서 언급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각도 발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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