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대, 3월 8일 확정…“새 인물보다 찐윤 경쟁”
72일간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질주가 시작됐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비대위 회의에서 “전당대회 날짜는 (내년) 3월 8일”이라고 공식화했다. 결선투표를 하더라도 최종 결과 발표는 비대위 임기 만료인 3월 12일 이전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내년 2월 초 후보자 등록을 시작하고, 중순부터는 본경선이 시작된다. 정 위원장은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4선 의원을 지낸 유흥수 당 상임고문을 위촉됐다고도 밝혔다.
이제 당권주자들의 경쟁만 남았다. 원내에선 권성동·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원외에선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유승민 전 의원, 황교안 전 대표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본인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차출론도 나온다.
당내에선 “신선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을 승리할 수 있었던 건 이준석 전 대표가 뽑힌 전당대회부터 시작된 바람의 영향이 컸다. 2024년 총선을 이기려면 이번 전당대회부터 바람을 일으켜야 하는데, 후보군 중에선 그럴 인물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바람을 일으키기엔 후보들의 대중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대중성에서는 상대적으로 앞서지만,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해 ‘당심(黨心) 100% 반영’ 규칙을 넘어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차기 당대표는 MZ세대(20·30 세대)에 호소력이 있어야 한다”(주호영 원내대표 등)는 요구도 나온다. MZ세대 표가 어디로 기우냐에 따라 총선 승패가 결정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MZ세대에 인기를 얻고 있는 후보도 뚜렷하지 않다.
다만 새 정부 출범 후 첫 전당대회이기 때문에 ‘새 인물’이 중요한 건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보수당이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패를 해 위기감이 컸다. 보수 재건을 위해선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분출했고, 그 결과가 이준석 전 대표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이번엔 ‘인물’ 자체보다는 윤석열 정부를 잘 뒷받침할 ‘기능’에 대한 수요가 더 많다. 그러다보니 인물의 신선함 경쟁보다 ‘찐윤’(진짜 친윤) 경쟁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당대회 날짜를 발표하자 당권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김기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은 부산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 함께 참석해 이른바 ‘김장연대’를 공식화했다. 김 의원은 “혼자가 아니라 두 명이 같이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며 재차 연대를 요청했고, 장 의원은 “김 의원은 덕장이자 용장의 자질을 갖춘 지도자”라고 응답했다. ‘친윤 보증’을 얻으려는 김 의원은 ‘윤핵관’이자 정권 실세인 장 의원에게 ‘구애’를 해왔는데, 장 의원이 이날 처음으로 응답했다. 김 의원은 27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한다.
‘비윤’계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런 ‘친윤’ 경쟁 모습에 “대통령한테 잘 보이려는 재롱잔치 비슷하게 돼 간다”고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도 “이런저런 연대론이 나오는데 그건 자신 없다는 소리”라고 했다. 안철수 의원도 “총선 승리 전략과 당의 개혁 방안 언급 없이 연대에 너무 집중하는 모습은 썩 바람직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성민 정치에디터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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