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80곡 들었네요”…개인화된 데이터 분석 서비스 는다
기자가 2022년 맛집을 가장 많이 ‘찜’해둔 지역은 서울 논현동(네이버 마이플레이스), 올해 가장 많이 만난 직군은 홍보·PR, CEO(리멤버) 그리고 올해는 총 880곡, 390명의 가수의 음악을 들었다(멜론). 평소 이용하던 여러 서비스가 알아서 요약해준 ‘연말 결산’ 정보다. 이런 개인화된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내놓는 앱이 최근 크게 늘었다.
2022년 1년간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 데이터를 최적화해서 선보이는 ‘연말 결산’ 서비스가 인기다.
‘연말 결산’은 주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에서 이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흥미롭게 정리하는 식이 많다. 네이버웹툰의 ‘나의 웹툰 리포트’의 경우, 이용자가 네이버웹툰 앱에서 소비한 웹툰 콘텐트의 공통점을 뽑아 보고서처럼 분석했다. ▶가장 많은 회차를 감상한 작품 ▶가장 많은 쿠키를 구운(결제해서 본 경우) 작품 ▶가장 오랫동안 읽어온 웹툰 등을 숫자로 정리한 것.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은 이용자들의 음악 소비 데이터를 분석, ‘친해진 아티스트’ ‘멀어진 아티스트’ ‘최애(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 등을 보여준다.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 나도 몰랐던 내 취향을 앱 서비스가 알려주는 셈이다.
글로벌 서비스인 유튜브·스포티파이·인스타그램 등도 일찌감치 이용자에게 개인화된 연말 결산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연말 결산이란 의미의 ‘애뉴얼 라운드업’ 혹은 ‘리캡’(개요·요약)이라 부른다.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의 ‘랩드’(wrapped)는 이용자의 ‘음악 성격’(listening personality)을 분석해 알려준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올 한 해 동안 오전에는 자신만만한 음악을, 오후에는 힐링에 도움되는 음악을, 저녁에는 한류 음악을 주로 들었다고 분석해주는 식이다. 또 친근함·새로움, 충성·다양, 오래된·신곡, 대중적·매니어 등 4개의 지표를 기준으로 분석한, 일종의 ‘음악 MBTI’도 보여준다. 스포티파이의 강점으로 꼽히는 개인화 추천, 이용자 분석 알고리즘 덕분에 가능한 서비스다.
기업 입장에서 연말결산은 데이터 재가공을 통해 이용자에게 앱의 효용성을 강조하고, 앱 관여도를 높일 수 있는 마케팅 기회다. 명함 관리 서비스 ‘리멤버’는 최근 ‘2022 리멤버 인맥결산’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용자가 한 해 동안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분석하는 개인화 서비스다. ▶명함을 가장 많이 주고받은 월(月)과 요일 ▶가장 많이 만난 회사와 직군 등을 통계로 보여주는 것. 조주형 리멤버 빅데이터센터 리더는 “‘리멤버가 이런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며 이용자에게 흥미롭게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을 거란 생각에 기획했다”고 했다. 그는 또 “명함은 타인과 만남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일반적 소비·콘텐트 결산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결산 내용을 소셜미디어에 인증샷으로 공유하는 사용자들이 많을수록, 기업의 홍보 마케팅 효과도 커진다. 스포티파이는 앱에서 라인·왓츠앱·로블록스 등에 자신의 ‘랩드’ 인증샷을 바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인증샷을 보고 흥미를 느낀 또 다른 이용자들이 앱으로 유입되기도 한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서비스·앱들이 ‘스몰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화된 기능을 선보이는 건 새로운 트렌드다. 시장조사분석기관 가트너는 지난해 “전체 기업 중 70% 이상이 2025년까지 빅데이터에서 스몰데이터 분석 기법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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