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청사 보류됐는데, 돈 들여 ‘유치 기념비’ 세운 달서구
대구시 신청사 건립 사업이 보류됐지만, 건립 예정지엔 ‘신청사 유치 기념비’가 세워졌다. 대구 달서구는 지난 22일 구청 앞 화단에 높이 1.5m 자연석으로 만든 신청사 유치 기념비를 설치했다. 전체 예산은 3000여만원. 기념비 순수 제작비는 588만원이 들었다. 기념비 설치에 앞서 제막식이 열렸고, 지난 19일부터 일주일간 구청 1층에선 대구시 신청사 유치 기념 사진전도 진행했다.
달서구청 한 간부 공무원은 “대구시 신청사 건립 사업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3년 전 우리 구민이 신청사를 유치한 그 단합된 모습을 기념한다는 의미로 기념비를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다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신청사 건립 준비를 위한 (대구시의) 5가지 용역사업을 모두 보류했다. 신청사 건립보다 더 중요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내년 말 예산 편성 때 다시 논의하자. 더는 이 문제로 논쟁이 없었으면 한다”고 올렸다.
이런 ‘엇박자’ 상황은 이달 중순부터 예견됐다. 이미 달서구에서 기념비 설치 등을 계획한 상태에서, 신청사 건립 사업을 두고 대구시와 대구시의회가 ‘강 대 강’ 양상으로 치달으면서다. 대구시가 3년 전 시민평가단 회의 등을 거친 신청사 사업계획을 축소하자 시의회가 130억원 넘는 설계용역비를 전액 삭감했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관련 조직을 없앴다.
대구시는 홍 시장 취임 이후인 지난 8월쯤 신청사 건립 재원을 마련하고 시의 빚 부담을 줄이고자 기존 예정한 달서구 두류동 신청사 이전 부지 15만8000여㎡ 가운데 9만여㎡를 매각하는 등의 새 계획안을 냈다.
그러자 달서구 일부 주민과 지역구 의원들은 ‘사업 부지 축소’ 등 문제를 제기했다. 지역 의원들은 “신청사 건립 약속을 당초 계획대로 이행하라”며 결의 대회도 열었다. 이후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열린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심사 중 신청사 설계 공모 설계비 130억40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황순자 대구시의원은 “대구시가 숙의 민주주의로 결정한 신청사 사업 계획을 변경해 설계비를 내밀었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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