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폭풍 속 고립된 韓 관광객…美 현지인 ‘뜻밖의 초대’ [아살세]

김은초 2022. 12. 2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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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행지에서 도와줄 사람 하나 없이 고립된다는 건 상상만 해도 무서운 일입니다.

겨울 폭풍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미국 뉴욕주에서 눈 속에 갇힌 한국 관광객들이 현지인의 '뜻밖의 초대'로 따뜻한 성탄절을 보낸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5일(현지시각) 눈폭풍 속에서 미국 뉴욕주에 고립된 9명의 한국인 관광객들을 따스하게 맞아준 치과의사 알렉산더 캠파냐(40)씨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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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10명 집으로 초대한 미국인 부부…알고보니 ‘한식 애호가’
눈속에 갇힌 한국인 관광객들 집에 초대해 건배하는 미국인 부부. Alexander Campagna 페이스북 캡처


낯선 여행지에서 도와줄 사람 하나 없이 고립된다는 건 상상만 해도 무서운 일입니다. 그것도 눈폭풍이 몰아치는 혹한 속이라면 더 공포로 다가오겠죠. 이런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기적처럼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면 얼마나 고마울까요?

겨울 폭풍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미국 뉴욕주에서 눈 속에 갇힌 한국 관광객들이 현지인의 ‘뜻밖의 초대’로 따뜻한 성탄절을 보낸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5일(현지시각) 눈폭풍 속에서 미국 뉴욕주에 고립된 9명의 한국인 관광객들을 따스하게 맞아준 치과의사 알렉산더 캠파냐(40)씨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지난 23일 한국 관광객을 태운 승합차는 워싱턴에서 출발해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하던 중 뉴욕주 윌리엄즈빌의 눈 쌓인 도로에서 도랑에 빠져버렸습니다.

평택에서 미국으로 신혼여행을 온 최요셉(27)씨는 차가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되자 이날 오후 2시쯤 삽을 빌리기 위해 주변의 한 주택 문을 두드려야 했습니다.

이 집의 주인인 캠파냐씨는 삽을 빌려주는 대신 이들을 집안으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겨울 폭풍에 익숙한 캠파냐씨와 아내 앤드리아 부부는 폭설이 예고된 상태에서 이들이 어차피 더는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본인들도 며칠간 나가지 못할 것에 대비해 냉장고를 각종 식자재로 가득 채워놓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캠파냐씨 부부의 집은 관광객 9명과 운전기사 1명을 포함한 총 10명의 한국인 손님들로 갑자기 북적이게 됐습니다. 캠파냐씨 부부는 소파와 침낭, 에어 매트리스 등 집안 살림을 총동원해 손님맞이를 했습니다.

한국의 한 여행사를 통해 미국을 방문한 여행객 중에는 최씨 부부 외에 인디애나에서 대학에 다니는 딸과 그의 부모, 서울에서 온 대학생 친구 2명 등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신세를 지게 된 한국인 손님들은 맛있는 한식요리로 집주인들을 대접했습니다. 놀랍게도 캠파냐씨 집에는 한국 음식에 필요한 온갖 재료가 준비돼 있었습니다. 부부가 모두 ‘한식 애호가’였기 때문이죠. 캠파냐씨 집에는 김치와 전기밥솥은 물론 맛술과 간장, 고추장, 참기름, 고춧가루까지 있었습니다.

최고의 요리사는 손님 중에 있었습니다. 인디애나 대학생의 어머니가 제육볶음, 닭볶음탕 등 한식을 척척 내놓으며 손맛을 뽐낸 덕에 캠파냐씨 부부와 ‘뜻밖의 손님’들은 풍성한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 25일 버펄로 폭설로 길가에 갇혀 버린 자동차(기사와는 직접 관계 없음). 연합뉴스


결국 도랑에 빠진 차량은 꺼내지 못했지만, 지난 25일 눈이 잦아들고 도로 제설작업이 이뤄지면서 한국 관광객들은 이들을 태우러 온 차량에 몸을 싣고 뉴욕시로 무사히 떠나게 됐습니다. 타임스 스퀘어에서 새해맞이를 하기로 한 최씨 부부를 제외한 나머지 관광객들은 이번 주 귀국할 예정입니다.

최씨는 넉넉한 인심으로 손님들을 환대해준 캠파냐씨 집 문을 두드린 것이 “왠지 운명 같다”며 “캠파냐씨 부부는 이제껏 만나본 사람 중 가장 친절하다”고 말했습니다.

캠파냐씨는 예상치 못한 손님들의 방문에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고 독특한 축복이었다.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이 덕분에 한국 방문 계획을 세울 결심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저 요청한대로 삽 한 자루 내어주고 말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고 낯선 외지인들을 모두 집안으로 초대한 캠파냐씨 부부의 친절함에 절로 마음이 따스해집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이번 연말과 새해엔 여러분도 주변의 누군가에게 ‘따스한 초대’를 건네보는 것이 어떨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김은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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