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의 베트남·김판곤호 말레이…오늘 하노이서 대결

송지훈 2022. 12. 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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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축구 한류를 이끌어가는 박항서 베트남대표팀 감독과 김판곤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아래 사진)이 27일 AFF 미쓰비시 컵 조별리그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AP=연합뉴스, 뉴시스]

동남아시아 축구 한류를 이끌어가는 두 한국인 지도자가 자존심을 건 대결을 벌인다. 박항서(65)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과 김판곤(53) 감독이 지도하는 말레이시아의 첫 맞대결이다.

박항서 호(베트남)와 김판곤 호(말레이시아)는 27일 오후 9시30분(한국시각)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미딩국립경기장에서 아세안축구연맹(AFF)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조별리그 B조 경기를 치른다. 지난 2018년 우승팀이자 지난해 4강에 오른 베트남은 첫 경기에서 라오스를 6-0으로 완파하고 승점 3점을 획득, B조 2위를 달리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미얀마전(1-0승)과 라오스전(5-0승)을 모두 이겨 승점 6점으로 B조 선두다.

박 감독은 지난 2017년 감독을 맡은 이후 베트남을 명실상부한 동남아시아 최강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2018년 스즈키컵(미쓰비시컵의 전신) 우승, 2019년 동남아시안(SEA)게임 우승,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 등 베트남 축구 역사에 남을 장면을 줄줄이 만들어냈다. 베트남 팬들은 이번 대회에서도 ‘박항서 매직’에 기대를 걸고 있다.

동남아시아 축구 한류를 이끌어가는 박항서 베트남대표팀 감독(위쪽 사진)과 김판곤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이 27일 AFF 미쓰비시 컵 조별리그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뉴시스]

올해 초 말레이시아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동남아 축구 무대에서 ‘판곤 돌풍’을 이끌고 있다. 지난 6월 43년 만에 말레이시아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미쓰비시컵에서도 초반 2연승으로 상승세다. 과거 홍콩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홍콩의 히딩크’라 불렸던 김 감독은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축구 선진화를 위한 개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 지도자는 한국 축구에 족적을 남긴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박 감독은 지난 2002년 축구대표팀 코치로 당시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감독을 보좌해 한국 축구 4강 신화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을 맡아 파울루 벤투(포르투갈)를 대표팀 감독에 선임하면서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의 산파 역할을 했다.

박 감독이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베트남 지휘봉을 내려놓지만, 김 감독은 말레이시아를 동남아 축구의 새로운 강자로 만들기 위해 시동을 거는 상황이다. 두 지도자와 함께 인도네시아를 이끄는 신태용(52) 감독이 이번 대회에서 ‘한국인 감독’ 지략 대결을 벌인다.

‘동남아시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미쓰비시컵은 격년제로 열리는 이 지역 최고의 축구 대회다. 10개 팀이 5팀씩 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가 4강 토너먼트를 거쳐 우승팀을 가린다.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일정을 홈&어웨이 방식으로 치르는 게 특징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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