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소비자, 연말연시 20조원 '쇼핑'…역대 최대치

박싱데이 소비액 사상 최대치 전망
1인당 소비액은 다소 감소할듯

호주 멜버른에서 쇼핑하는 사람들의 모습

[아시아경제 김준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라진 첫 연말연시를 맞아 호주 쇼핑객들의 지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26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호주소매업협회(ARA)는 호주 소비자들이 '박싱데이'라고 불리는 12월 26일 하루에만 30억 호주달러(약 2조6000억원)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박싱데이는 크리스마스 다음 날을 가리키는 말로, 호주에서는 크리스마스와 함께 휴일로 정해 성탄 연휴를 보낸다.

또 ARA는 이날을 시작으로 내달 15일까지 이어지는 박싱데이 세일기간에 총 235억 호주달러(약 20조원)를 지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9%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ARA는 식당이나 호텔, 관광 등의 분야에서도 매출이 1년 전보다 30% 늘어나고 의료 지출은 11.4%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품목별로는 음식과 가정용품, 의류 분야의 매출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소비 증가 현상에 대해 ARA는 높은 물가상승률과 생활비 증가로 가계가 압박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3년 만에 가족과 친구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크리스마스였다는 점에서 소비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이런 소비추세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물가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고, 금리 인상도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호주 커먼웰스은행(CBA)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번 박싱데이에 호주인들의 평균 지출 예산은 483.2호주달러(약 41만5000원)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3.7% 감소한 규모다. 이와 같이 평균 지출액은 줄었음에도 쇼핑에 나서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에 전체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준란 기자 loveways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