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서 500㎞, 러 본토 기지 당했다…우크라 공격에 3명 사망
러시아 본토에 위치한 공군 비행장이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아 러시아군 3명이 숨졌다. 러시아는 이번 드론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모스크바 시간 오전 1시 35분경 러시아 남부 사라토프주(州)에 위치한 엥겔스 공군 기지로 접근하는 공격용 드론을 저고도에서 격추했다. 기지 인근에는 공습 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로만 부사르긴 사라토프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공군 비행장에서 두 차례 폭발음이 발생했다”면서 “시내의 주거 지역에 비상상황은 전혀 없으며, 민간 기반시설은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기지 내 공군 장비는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 현지 텔레그램 매체 바자(BAZA)에 따르면, 이날 엥겔스에서 일어난 폭발로 120㎡에 이르는 지역에 화재가 발생했다. 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비공식 소셜미디어 매체들은 공군 기지에 주둔 중인 항공기 여러 대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요격된 우크라이나 드론의 잔해가 추락하면서 러시아 군인 3명이 사망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전했다. 또 비행장에 있던 기술 담당 직원 3명도 드론 잔해에 치명상을 입었다. 우크라이나 매체 프라우다는 “3명이 사망하고, 부상자 4명이 병원에 실려갔다”고 전했다.
엥겔스 공군 기지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0㎞ 떨어진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에 위치했다. 러시아 전략 폭격기인 ‘투폴레프(TU)-95’와 ‘TU-160’을 각각 1개 편대씩 운용하는 러시아 제22중폭격기항공사단의 본거지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곳이 자국의 에너지 기간시설에 대한 공습의 준비 장소라고 보고 있다.
이곳에 대한 드론 공격은 이달 들어 두 번째다. 지난 5일에도 구소련 시절 생산된 우크라이나군 드론 ‘스트리시’의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엥겔스 기지에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고 2명이 부상당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는 두 차례 드론 공습을 방어하는 데 모두 실패했고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의 공군 기지 공격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면서도, “이 같은 사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업보(카르마·karma)”라고 주장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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