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축출 효과 빼곤 '무용론'…활동 끝낸 최재형 혁신위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26일 공식 활동을 종료를 맞았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이 이날 오후 마지막 회의를 열고 지난 6개월간의 혁신안을 정리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회의 후 “혁신위는 오늘을 끝으로 활동을 종료하지만 우리의 혁신은 여기서 멈춰선 안 된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총선 승리뿐”이라며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께서 이번 혁신안이 우리 당의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전향적인 검토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이날 그간 6차례 혁신안 발표에서 제안한 ▶공관위 기능 일부 윤리위 이관 ▶공직후보자 기초자격평가(PPAT) 확대 및 공천 부적격 기준 강화 ▶온라인 당원투표제 도입 ▶국회의원 정기평가제 도입 ▶비례대표 공천 이원화 ▶여의도연구원 개혁 등을 최종 점검했다. 성범죄·뺑소니·음주운전 등 ‘파렴치 범죄’는 벌금형만 받아도 공천에서 배제하고, 죄명과 관계없이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은 경우에는 공천을 받을 수 없게 하는 등의 내용이 당내에서 이목을 끌었다.
차기 총선을 1년 4개월여 앞둔 시점에 가장 첨예하고 민감한 공천 문제를 경쟁 상대인 야당보다 먼저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게 이번 혁신위의 최대 성과다. 다만 6개월 동안 논의한 결과물이 총선 공천에 실제 반영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애당초 혁신위는 이준석 전 대표가 일종의 ‘정치적 승부수’로 출범했던 기구라, 이 전 대표가 축출되면서 추진력을 사실상 상실한 상태였다.
익명을 요구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준석 사태 때 우리 당이 너무나 큰 소요를 겪지 않았나”라며 “혁신위 논의가 유용하고 필요한 것과 별개로, 이 전 대표가 물러난 뒤로 당내에서는 혁신위 주장에 귀를 기울이거나 동조하는 게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혁신위는 당내 친윤계가 이른바 ‘이준석 제거’ 작전에 돌입하는 결정적 단초가 됐다. 지난 6·1 지방선거 승리 다음날 “굉장히 논쟁적인 것들을 다루겠다”며 이 전 대표가 전격적으로 혁신위를 띄웠고, 열흘 뒤 당시 최고위원이던 배현진 의원이 최고위에서 “혁신위는 이준석 사조직”이라고 공개 반발했다. 대선 캠프에서부터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들과 각을 세워온 이 전 대표가 돌연 예민한 공천 문제를 건드리자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기류가 당내 친윤계 사이에서 굳어진 것이다.
이후 비대위 전환 등 당 지도부 교체기를 맞은 국민의힘에서 혁신위는 활동 내내 당 안팎의 ‘무용론’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 7월 당권 주자군이던 안철수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혁신위를 해체하고 비대위 단독 체제로 가야 한다”고 비판한 일이 대표적이다. 최재형 위원장이 안 의원을 직접 만나 설득하고, 주호영 원내대표가 “혁신위 활동이 필요하다”고 다독이면서 상황이 정리됐지만, 이후에도 혁신위 활동은 당내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천하람 혁신위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활동 기간 동안 당 상황이 어지러워져 힘을 받기 어려운 구조였다”며 “치열한 논의가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치고 나가지 못한 점은 우리로서도 아쉽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인영, 내년 2월 결혼식 올린다…예비 신랑은 누구 | 중앙일보
- 송중기, 영국인 여성과 1년째 열애중…"따뜻한 시선 봐달라" | 중앙일보
- 같은 학교 여고생 2명, 오피스텔 옥상서 추락사…유서 발견 | 중앙일보
- 노무현 "우린 끝까지 올라오노? 대통령이라 봐주는 게 없네" | 중앙일보
- [단독] 옷장 시신은 택시기사…범인은 접촉사고 낸 음주운전자 | 중앙일보
- 단 한 곡으로 929억 벌었다…매년 '캐럴 연금' 받는 이 가수 | 중앙일보
- 새벽마다 잠깨는 이유 이것이었다…겨울철 건강 비결 3가지 | 중앙일보
- 여고생 3명 탄 킥보드, 시내버스와 충돌...알고보니 음주 무면허 | 중앙일보
- [단독] '중국 비밀경찰서' 논란 중식당, 국회 코앞서 사무실 운영 | 중앙일보
- 책 보지 말라던 성철 스님도, 이 책은 꼭 읽어보라고 했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