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 수대, 영공 침범 도발…김포·강화 민가 휘젓고 다녔다
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 이에 군이 대응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 25분께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다. 무인기 숫자도 복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군은 미상 항적을 김포 전방 군사분계선(MDL) 이북에서부터 포착한 후 이를 무인기로 식별하고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여러 차례 했다. 공군 전투기와 공격헬기 등 대응 전력을 투입해 격추 작전에 나섰다. 군은 이들 무인기가 민가에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진 곳을 날 때 격추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무인기는 고도 변경 등에 따라 우리 군의 탐지자산에 탐지됐다 소실되기를 반복해 격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무인기들은 경기 김포·파주와 강화도 일대로 넘어왔다.
이들 무인기는 직선으로 남하한 게 아니라 유턴을 하거나 좌우로 움직이는 등 여러대가 각기 다양한 항적을 보였다. 그중 일부는 우리 주민들이 거주하는 민가 인근 상공까지 남하한 경우도 있었다고 군 당국이 전했다.
군은 탐지자산뿐 아니라 육안으로도 무인기를 식별했다. 무인기들의 크기는 2014년 남측에서 발견됐던 북한 무인기들과 비슷하다고 전해졌다.
북한 무인기 남하 및 우리 군의 대응에 따라 김포·인천국제공항에선 오후 1시18분부터 항공기 이륙이 중단됐다가 오후 2시6분을 기해 해제됐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39분 KA-1 경공격기가 공군 원주기지에서 이륙하다가 추락했다. 이는 북한 무인기 대응 작전 지원을 위해서 투입됐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원주기지(제8전투비행단) 소속 KA-1 1대가 기지를 이륙한 뒤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일대 밭에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조종사 2명으로 비상탈출에 성공했으며, 소방당국에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 조종사는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은 5년 만이다. 2017년 6월 9일 북한 무인기가 강원 인제 야산에서 발견된 바 있다.
당시 이 무인기는 MDL을 넘어온 것은 물론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까지 내려가서 일대를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무인기는 지난 2014년 3월 경기 파주시와 인천 백령도, 같은 해 4월 강원도 삼척, 9월엔 백령도에서 각각 1대씩 발견됐다.
군 당국은 이날 MDL을 남하한 북한 무인기가 지난 2014년 국내에서 발견됐던 것과 크기(날개폭 1.9~2.5m, 동체 길이 1.2~2m 등), 무게(12~15㎏) 등이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북한 무인기에 항공촬영을 위한 광학장비나 공격용 무기가 탑재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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