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론'의 그린벨트 개발…"치사한 계략에 소름" 비난 왜

김선미 2022. 12. 26.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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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래프는 25일 루퍼트 그린트가 개발제한구역에 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비난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 캡처]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론 위즐리를 연기하며 세계적 스타덤에 오른 배우 로퍼트 그린트(34)가 구설에 올랐다. 영국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포함된 땅에 부동산 사업을 추진하면서다. 그는 천연 에너지를 활용하는 생태 마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지만, 환경 단체와 인근 주민의 반발이 거세다.

25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그린트가 마을 건설을 위해 주변 지역 땅 주인들에게 무료로 토지를 제공하는 등 이기적인 술책을 활용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는 잉글랜드 남동부 하트퍼드셔 지역에 있는 본인 땅에 단독주택 5채를 포함해 총 9채의 주택을 짓는 이른바 ‘에코 빌리지(생태 마을)’ 계획을 발표했다. 그린트는 지난 2009년, 약 540만 파운드(약 83억 1400만원)에 해당 부지를 구입했다. 이후 2018년 600만 파운드(92억 3000만원)에 팔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이후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포스터. 루퍼트 그린트는 론 위즐리 역할을 맡았다. [워너 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올해 초 그린트 측이 노스하트퍼드셔 의회에 제출한 계획에는 지역 공원과 산책로, 학교 숲 체험관을 조성한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데일리메일은 25일 “열펌프와 태양 전지판 등 천연 에너지 활용 시설과 빗물 저장 탱크 등을 갖출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인근 주민과 환경 단체 등은 이 지역에 32그루의 나무를 벌채해야 한다는 사실 등을 들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그린트가 개발 동의를 얻기 위해 토지 소유자들에게 건설된 주택의 일부를 제공하겠단 약속을 했다”며 “일부 주민은 ‘치사한 계략’이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달리아 와이어트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인 지역을 돌이킬 수 없이 변화시키려는 계획에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노스하트퍼드셔 의회 앱 포털에는 12건 이상의 이의 서면이 제출된 상태다.

2022년 3월 기준 영국 내 그린벨트 면적. [영국 정부 웹사이트 캡처]


반대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린트의 개발 계획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한 주민 폴 헌터는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계획에는 환경 문제에 공감하고 새 시대를 위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일 것이 분명히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영국에서 그린벨트에 주택을 짓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그린트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10월 발표된 영국 의회도서관 자료에 따르면 영국 내 그린벨트는 전체 면적의 12.6%를 차지하는데, 지난해 제출된 그린벨트 내 주택 건설 신청서는 3만5000건에 달했다.

'해리포터 3인방'인 다니엘 래드클리프(가운데)와 엠마 왓슨(맨 왼쪽), 루퍼트 그린트. [로이터=연합뉴스]


그린트는 2001년 ‘마법사의 돌’부터 2011년 ‘죽음의 성물 2’까지 10년간 해리 포터 시리즈에 출연한 스타 배우다. 학창시절 연극에 큰 관심을 보였지만, 해리포터의 캐스팅 되기 전까진 학교 무대에서 서본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인생 작품’을 만난 그는 2006년 MTV 무비 어워드 최우수 온스크린 팀, 2010년 BBC 라디오 어워드 최고의 영국 배우상 등을 수상했다. 2020년엔 여자친구인 배우 조지아 그룸 사이에서 딸을 낳아 화제가 됐다.

루퍼트 그린트는 2000년 여자친구 사이에서 낳은 딸 웬즈데이 조지아 그린트를 공개했다. [루퍼트 그린트 인스타그램]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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