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군용기, 대만과 '중간선' 침범 역대 최대…25일에 43대 월선

김상진 2022. 12. 2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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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 군용기의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이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부터 하루만에 중국 군용기 43대가 월선했을 정도다. 중간선은 지난 70여년간 중국과 대만 사이 공중ㆍ해상 경계선 역할을 해온 사실상 휴전선이다.

중국이 연말에도 대만을 겨냥한 연합타격훈련을 실시하는 등 군사적인 압박을 계속하고 있어서 내년에는 위협 수위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군용기들의 올해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이 역대 최대 규모인 520대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 전했다. 사진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5일 뒤인 지난 8월 7일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소속 폭격기와 전투기가 대만 인근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대만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중간선을 침범한 중국 군용기가 총 563대(25일 기준)에 이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이 26일 전했다. 이는 연간 침범 횟수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지난 8월 이후 군용기 침범(513대)이 집중됐다. 8월 한 달에만 300차례 중간선을 넘었고 8월 이후 월선한 날이 71일이나 돼 이틀에 하루꼴로 이뤄졌다.

지난 1955년 미국이 중국ㆍ대만 간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약 150㎞ 폭의 대만해협을 가르는 중간선을 설정한 이후 양국은 군사적인 긴장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이 선을 준수해왔다.

실제로 중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기 전 상황과도 대비된다.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중국 군용기의 중간선 침범은 총 3일간 7대에 그쳤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으로 범위를 넓히면 중국의 공중 위협은 더 거세다. 지난 8월에만 전투기와 폭격기ㆍ정찰기 등 각종 군용기가 아무런 통보 없이 무단으로 444차례 넘어서 역대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심지어 지난 8월 5일엔 대만 섬을 포위하듯 11발의 탄도미사일을 쐈다. 이 중 4발은 대만 본섬 상공을 가로질러 날아갔다. 이후로도 중국은 각종 군사훈련을 빌미로 공세를 거듭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 방문 이후 미국(10명)ㆍ일본(3명)ㆍ독일(3명)ㆍ리투아니아(2명) 등 미국을 중심으로 친대만 국가의 국회의원이 잇따라 대만을 찾아 대만 지지 입장을 밝힌 것도 중국의 군사적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최근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대만의 미국산 무기 구매 금융지원안 등을 담은 2023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서명한 데 대한 시위 성격도 있다. NDAA가 미 국방 정책과 예산을 포괄하는 법인 만큼 대만 지원을 미 의회와 정부가 명시화한 셈이라서다.

이튿날 중국 외교부는 “강렬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밝힌다”며 반발했고, 대만을 작전구역으로 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대만 주변 해상과 공중에서 연합타격훈련과 정찰훈련을 벌였다. 이와 관련, 대만 국방부는 "중국 군용기 43대가 지난 24시간 동안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고 26일 밝혔다.

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은 내년에도 거셀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8월 4일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소속 미사일 부대가 대만해협을 향해 장거리 실사격 훈련을 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전문가들 사이에선 군용기를 동원한 중간선 침범은 물론 대만 영해에 해당하는 12해리(약 22.2㎞) 안쪽 수역을 중국 함정이 더 자주 넘나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둔 상륙훈련도 수시로 벌일 조짐이다.

다만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이끄는 집권 민진당이 지난달 26일 치른 지방선거에서 양안 관계를 중시하는 국민당에 참패한 만큼 중국이 군사적 압박과 달리 외교적으로는 ‘현상 유지’ 노선을 선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2024년 차기 총통선거까지 현 대만 정권이 수세적인 상황에 내몰렸다고 판단하고 갈등이 증폭되지 않도록 현 상황을 관리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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