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현대아울렛 화재, 트럭 배기구와 폐박스 닿으며 발화”

전희진 2022. 12. 2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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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사상자를 낸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대전점 화재사고는 차량에서 나온 고온의 배기가스가 바닥에 쌓인 폐박스와 접촉하면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그러면서 "화재 당시 트럭 아래에 종이박스가 접혀 있는 상태로 여러장이 쌓여 있었다"며 "만약 DPF 재생이 진행됐다면 고열 상태의 배기구와 폐박스가 밀접 접촉을 했거나, 고온의 배기가스가 박스에 축열되면서 발화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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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에서 화재가 발생한 모습. 대전소방본부 제공


8명의 사상자를 낸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대전점 화재사고는 차량에서 나온 고온의 배기가스가 바닥에 쌓인 폐박스와 접촉하면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대전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 2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감정 결과를 통보받았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과수는 최초 발화지점에 있던 1t트럭과 동일한 연식의 차량을 확보하고 관련 실험을 진행했다. 당시 해당 트럭이 경기도에서 출발해 현대아울렛 대전점까지 내려왔던 만큼 국과수도 동일한 거리를 운행한 뒤 차량에 온도센서를 부착해 실험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실험 결과 국과수는 1t트럭의 배기구 온도가 올라가면서 불이 붙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디젤차량에 설치된 배기가스 저감장치인 ‘DPF’가 매연을 제거하기 위해 엔진 출력을 올리면 차량 배기구의 온도 역시 함께 상승한다는 이유에서다. 매연을 제거할 때 배기구의 온도는 보통 수백도 수준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과수와 경찰은 이렇게 뜨거워진 배기구가 차량 아래에 놓여 있던 폐박스와 접촉하며 불이 붙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매연을 제거하는 과정을 ‘DPF 재생’이라고 하는데, DPF와 배기구가 연결돼 있어서 배기구의 온도도 함께 올라간다”며 “이와 관련된 학계의 논문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재 당시 트럭 아래에 종이박스가 접혀 있는 상태로 여러장이 쌓여 있었다”며 “만약 DPF 재생이 진행됐다면 고열 상태의 배기구와 폐박스가 밀접 접촉을 했거나, 고온의 배기가스가 박스에 축열되면서 발화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발화지점의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전산 기록을 확인한 결과 화재를 감지하거나 스프링클러를 제어하는 장비인 화재수신기가 꺼져 있었던 것이다. 정지상태였던 화재수신기는 화재 발생 직후 다시 가동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스프링클러를 제어하는 장치가 최소한 화재 하루 전부터 꺼져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수신기 로그기록을 확인해보니 화재 당시에는 기능이 정지돼 있었다”며 “최초 발화 시점에 발화부 주위의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대백화점 본사 및 소방점검 관계자에 대한 추가 입건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현대아울렛 대전점 관계자 6명, 소방관리업체 4명, 보안관리업체 3명 등 총 13명이 입건된 상태다.

이 관계자는 “주요 피의자는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신병처리를 할 것”이라며 “법령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합당한 처분을 받도록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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