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는 거절한 '돈의 유혹'...호날두, 사우디서 1.5조 러브콜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팀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호날두를 모시기 위해 구단은 물론 사우디 정부까지 팔 걷고 나섰다.
25일 영국 매체 스포츠몰은 “호날두 영입에 나선 사우디 프로축구 알 나스르가 사우디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26일 글로벌 매체 비인스포츠에 따르면 마르셀로 살라자르 알 나스르 단장은 “호날두 영입에 대해 ‘예, 아니오’로 답할 수 없다. 연말까지 지켜보자”면서도 “클럽 뿐만 아니라 국가와 세계 축구에 있어서도 엄청난 규모의 협상이다. 정부 당국이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고지가 수도 리야드인 알 나스르는 구단주가 빈 나세르 왕자로 사우디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호날두는 지난달 인터뷰를 통해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맹비난한 뒤 계약해지 당했다. 호날두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팀에 영입을 역제의했지만 모두 퇴짜 맞았다. 갈 곳이 마땅치 않은 호날두에게 알 나스르가 카타르월드컵 개막 2주 전에 돈뭉치를 들고 접근했다. 최근에 양 측이 7년 계약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알 나스르와의 협상은 호날두 친구이자 전 나이키 직원인 히카르두 헤구페가 맡고 있다. 호날두가 맨유를 비판하는 돌발 행동을 하면서 20년간 인연을 맺었던 에이전트 호르헤 멘데스와의 관계도 파국을 맞았다.
알 나스르가 제시한 계약 조건은 파격적이다. 연봉 2억 유로(2718억원)에 2025년 여름까지 선수로서 2년6개월간 뛰고, 이후 2030년까지 사우디의 월드컵 개최를 위한 홍보대사를 맡는다. 호날두에 기대하는 역할은 이집트-그리스와 2030년 월드컵 공동개최를 추진 중인 사우디를 돕는 것이다.
더불어 사우디는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 개죄치 네옴시티(NEOM City) 홍보를 위해 호날두 초상권을 활용하길 원한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홍해 인근 북서부에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스마트 시티다. 계약이 성사된다면 호날두가 44세까지 7년간 벌어들일 금액은 무려 10억 파운드(1조5400억원)에 달한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호날두와 알 나스르의 계약은 정략결혼이나 다름없다. 호날두가 넣는 모든 골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널리 알려질 것이며, 축구의 어두운 그림자 속에 있던 사막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것”이라고 표현했다. 알 나스르는 호날두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첼시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 영입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 나스르의 호날두 영입 추진은 사우디가 최근 천문학적인 오일 머니를 쏟아부어 대규모 스포츠 행사를 유치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 6월 사우디 국부펀드 지원을 받아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를 출범 시켰고, 8월에 올렉산드르 우시크와 앤서니 조슈아의 복싱 헤비급 타이틀전을 열었다. 2027년 축구 아시안컵 개최도 유력하며, 2036년 올림픽 개최까지 눈독 들이고 있다.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석유 중심의 사업을 다각화하고 엔터테인먼트 등에 투자하는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우디의 이런 움직임은 스포츠를 통해 인권탄압국이라는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스포츠 워싱(sportswashing)”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2018년 왕실을 비난하는 글을 쓴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스포츠를 통해 국가 이미지 개선을 노린다는 지적이다. 사우디는 카타르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제적 위상을 높인 카타르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호날두는 최근까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휴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벌써부터 소셜미디어에는 알 나스르의 노란 유니폼에 호날두의 등번호 7번을 프린팅하는 영상이 돌고 있다. 알 나스르 공격수 자롤리딘 마샤리포프는 기존 등번호를 7번에서 77번으로 바꿨다. 구단이 호날두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거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지난 5월 소셜미디어에 홍해 위 요트에서 노을을 바라보는 사우디 관광 홍보 사진을 올렸다가 비난을 받았다. 반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지난 6월 사우디의 LIV 골프 합류를 대가로 10억 달러(1조2548억원) 제의를 받고도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호날두가 사우디로 향할지 전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 가지 변수는 호날두의 조국 포르투갈이 스페인, 우크라이나와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를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호날두가 '경쟁국' 사우디를 지지한다면 조국을 등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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