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투비 민혁의 충실한 삶

2022. 12. 26. 13: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하고 음악하고 운동하는 비투비 이민혁, aka 허타의 충실한 삶.

Q : 몸이 대단하네요. 운동을 좋아하는 줄은 알았지만 깜짝 놀랐어요.

A : 아이돌 중에선 그래도 손에 꼽히지 않나 생각해요.(웃음) 그렇잖아도 트레이너 선생님이 대회 나가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나중에 새로운 도전이 하고 싶어지면 해보려고요.

Q : 한때 〈아이돌스타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휩쓸기도 했죠. 운동은 왜 좋아해요?

A : 사실 제가 디스크로 많이 아팠어요. 운동 하면 이민혁이었는데, 디스크 하나 때문에 꼼짝 못 하는 저 자신이 초라했죠. 치료받으면서 1년간 운동을 못 하다가, 코어 근육을 키우라는 의사의 권고에 시작한 거예요. 몸을 키우니 통증도 덜하고, 옷태도 좋아지고, 안 할 이유가 없더라고요.(웃음)

에나멜 재킷 가격미정 베르사체 by YOOX. 가죽 팬츠 가격미정, 브리프 7만5천원 모두 돌체앤가바나. 앵클부츠 가격미정 르메테크.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이민혁’을 검색하면 꼭 나오는 댓글이 있어요. “이민혁 못하는 게 뭐야?” 랩, 보컬, 춤, 프로듀싱, 연기, 예능까지. 부지런한 거예요, 재능이 많은 거예요?

A : 둘 다?(웃음) 저는 욕심이 많고 보기보다 야심이 있어요. 저 자신의 달란트를 증명하고 싶은 욕구가 커서 스스로에게 만족 못 하며 채찍질하는 타입이에요. ‘내가 목표로 한 건 언젠가 꼭 보여줄 거야’ 그 욕심으로 달려요. 팬분들은 다 잘한다 해주시지만 저는 한참 모자라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부지런히 갈고닦으려 하고요.

Q : 승부욕과 향상심이 강하다는 건 노래 가사만 봐도 느껴집니다.

A : 어릴 때부터 관심받고 사랑받는 걸 좋아했어요. 칭찬 한번 받으면 참 행복하던 아이였죠.(웃음) 아이돌이라는 직업이 천성에 맞았던 거예요. 내가 더 잘해야 더 많은 사람에게 예쁨받고 칭찬받을 수 있는 일이니까요.

Q : 아이돌 중에 ‘이민혁’은 많지만, ‘허타’라는 랩 네임은 독특해요. ‘빈 곳을 때린다’는 의미로, 인디 힙합 신에서 활동할 때부터 썼다고요.

A : ‘민혁’이라는 이름이 정말 많잖아요.(웃음) 그래서 저만의 특별한 이름을 갖고 싶었어요. 솔로 활동 때 쓸 이름을 찾다가, 어릴 때 활동하던 랩 네임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죠. 힙합플레이야 같은 곳에 창작물을 올리거나 공연을 나가는 과정에서 소소하게 알려진 이름이었어요. 발음도 이민혁보다 쉽다 보니 해외 팬분들은 허타라고 많이들 불러주세요.

재킷 1백9만원 송지오. 시퀸 시스루 팬츠 가격미정 디스퀘어드2. 앵클부츠 68만5천원 아워레가시.

Q : 직접 프로듀싱한 두 번째 솔로 앨범 〈BOOM〉을 듣고 왔어요. 나 자신에 대한 노래, 멋에 대한 노래, 사랑 노래 등 여러 소재를 힙합부터 트랩,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로 노래하더군요.

A : 음악의 다양성은 제가 많이 신경쓰는 부분이에요. 사실 대중가요의 90% 이상은 사랑에 대한 노래잖아요. 취향이 다른 분들의 기호도 맞춰드리고 싶어 다른 소재도 쓰려고 노력해요. 장르로 말하자면, 가장 자신 있는 건 멜로디컬한 음악이지만 제일 잘하고 싶은 건 타이틀곡 ‘BOOM’처럼 리드미컬한 음악이에요. BPM이 빠를수록 멜로디를 잘게 쪼개야 하고 가사 쓰기도 까다로워서 만드는 입장에선 더 어려웠거든요. 과거에 비하면 그래도 궤도에 올라왔고, 이젠 내가 좋아하던 장르가 잘하는 장르가 됐다고 생각해요.

Q : 날것의 이민혁에 대해 노래한 ‘I’m Rare’라는 곡이 재밌던데요. “Ay guys Do you know about me?”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죠. 대중이 진짜 이민혁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나요?

A : 그렇죠. 아직 대중에게 이민혁은 운동 잘하는 아이돌, 몸 좋은 아이돌일 거예요. 비투비는 감성 발라드를 주로 부르다 보니 팀에서 래퍼가 돋보일 수 있는 기회도 별로 없었고요. 솔로 가수로서 이민혁이 어떤 사람인지는 대부분 모르실 거고, 이제 절 소개한다는 느낌으로 자신감 있게 표현했어요.

슬리브리스 톱 가격미정 디스퀘어드2. 가죽 팬츠 가격미정 알렉산더 맥퀸. 반지 가격미정 크롬하츠. 벨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이 노래 가사인 “I work, hustle, play”가 이민혁을 소개하는 세 단어인 것 같기도 해요.

A : 맞습니다. 정확하게 보셨어요. 이제 11년 차가 됐지만 저는 여전히 더 높이 올라가고 싶어요. 그렇게 ‘Show and Prove’를 하기 위해선 ‘hustle’할 수밖에 없죠. 레벨업해야 하니까요. ‘play’는 놀 시간이 없어 무대 위에서 하고요. 정말 놀 시간이 없어요. 휴가도 트레이너 형과 함께 가서 운동을 할 정도니까요.(웃음)

Q : ‘Real Game(Like Messi)’에서는 대중의 냉혹한 시선과 현실의 벽, 위기를 딛고 일어나 달려온 삶에 대해 노래했어요.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어떤 것이 가장 견디기 힘들었나요?

A : 저는 관심받고 사랑받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러지 못했던 시간이 길어질 때 힘들었죠. 비투비가 알려지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거든요. 팀으로서 사랑받기 시작한 후에도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이 많았어요. 비투비는 발라드 위주의 활동을 하는 그룹이고 웃기고 재미있는 팀으로도 사랑받는데 ‘이 안에서 내 역할은 뭘까, 내가 없어도 잘 굴러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비투비는 저의 가장 큰 자부심이지만 저 스스로를 증명할 수 있는 창구는 되지 못했던 거예요.

Q : 그걸 어떻게 뚫고 여기까지 왔어요?

A : 우리 팀은 데뷔하자마자 잘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고, 시간이 오래 필요했어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비투비가 11년 차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데뷔하자마자 잘됐으면 머리가 너무 커졌을 거예요.(웃음) 무명의 시간이 저희에겐 약이 됐고, 덕분에 더 겸손해졌고 연차에 비해 아직 프레시한 느낌이 있죠. 개인적으로도 그걸 되새김질하려 해요. 나를 알리고 싶다는 욕심에서 전곡을 프로듀싱하며 솔로 앨범을 준비했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슬리브리스 톱 48만5천원 지방시. 스커트 가격미정 릭오웬스. 부츠 68만5천원 아워레가시. 데님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지난해 〈킹덤: 레전더리 워〉는 비투비라는 그룹과 프로듀서 이민혁의 재발견이었죠. 그때 만든 곡 ‘피날레’는 양궁 선수 안산의 금메달 수여 때 배경음악으로 쓰이기도 했어요. 이 노래에서도 후렴구 ‘Show And Prove’가 반복되는데, 이민혁에게 ‘증명해 보인다’는 건 왜 그렇게 중요할까요?

A : ‘피날레’의 ‘보여주고 증명한다’는 가사는 원래 제 마인드셋이에요. 저는 무시받는 게 싫어요. 무능하다는 댓글도 저를 자극했고요. ‘두고 보자, 얼마나 걸릴지 몰라도 꼭 보여주겠다’ 절치부심했죠. 〈킹덤: 레전더리 워〉도 제가 나가자고 설득한 거예요. 연차가 쌓인 그룹으로서 얻을 것보다 잃을 게 많다고 다들 반대했는데, 잘될 가능성을 보자면서 밀어붙였죠.

Q : ‘남자 아이돌이 뽑은 비주얼 킹’으로도 뽑힐 만큼 유명했는데, 그런 고민을 했다니 의외네요.

A : 예쁜 얼굴과 몸을 주신 부모님께는 감사하지만 저는 실력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결과물로 증명해 보이고 싶었죠.

Q : 그래서 꽉 찬 정규 앨범을 두 번이나 냈군요. 비투비 앨범에도 직접 프로듀싱한 곡이 많던데, 밥 먹고 운동하고 노래만 만드나요?

A : 진짜 제 생활이 그래요. 집, 스케줄, 운동, 작업의 사이클이죠. 이번 비투비 정규 앨범에도 제 노래 5곡이 수록돼 있어요.

Q : 메시는 왜 그렇게 좋아해요?

A :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격적으로도 훌륭해요. 축구계에서 역대 1등을 논하는 선수가 여태까지 사소한 스캔들 하나 없다는 점이 대단하지 않나요? 키가 안 커서 성장호르몬 주사까지 맞았던 선수가 세계를 정복한 건 만화 같은 스토리죠.

에나멜 베스트 1백50만원 르메테크.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이민혁은 선수로 치면 어떤 플레이어인가요?

A : 박지성 선수. 허슬, 투지, 체력, 산소 탱크! 하드워커고 체력이 좋다는 점에서요.(웃음)

Q : 프로듀서로서, 또 퍼포머로서는 어떤 사람이에요?

A : 공통적인 건 도전하길 좋아한다는 것. 지금까지 프로듀서 이민혁이 퍼포머 이민혁을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프로듀서 이민혁으로서도 목표가 있어요. 비투비와 허타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프로듀싱을 해보고 싶거든요. 어떤 아티스트에게도 좋은 노래를 선물해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Q : 이민혁은 무엇을 멋있다고 생각해요?

A : 멋은 ‘flavor’고 ‘vibe’라고 생각해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즐기면서 여유 있게 하는 거죠.

Q : 그렇다면 싫어하는 건?

A : 후회와 미련. 선택의 순간마다 경우의수를 쫙 펼쳐놓고 어떤 선택을 할 때 가장 후회를 안 할까, 점수 매기듯 산정해서 결정합니다.

Q : 인터뷰하면서 느낀 건데 입술 점이 예쁘게 났네요.

A : 연습생 시절부터 몇 차례 뺐는데 끝까지 자기 주장이 강해 더 올라온 점입니다.(웃음) 이젠 메이크업 실장님도 포인트로 더 찍어주세요. 요즘 얼굴에서의 변화는, 아이홀이 나이가 들수록 깊어진다는 것. 나쁘지 않아요. 이거 하나로 분위기가 확 어른스러워지거든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진해지겠죠.

에나멜 재킷 가격미정 베르사체 by YOOX. 가죽 팬츠 가격미정, 브리프 7만5천원 모두 돌체앤가바나. 목걸이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데뷔 10주년을 맞은 아이돌로서 알게 된 바가 있나요?

A : 겸손. 신인 때는 자기 능력만으로 여기까지 올 수가 없다는 걸 생각할 여력이 없어요. 저도 연습생 때부터 겸손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결국 겪어봐야 압니다.(웃음) 사랑받을 때는 모두가 찾아와주지만, 꺾일 때는 내 주변에 남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오만한 사람 곁에는 아무도 남지 않아요.

Q : 지금의 삶을 기존 가사에 비유한다면요?

A : 제가 언젠가 쓴 가사처럼 ‘인생은 다크초콜릿’인데, 지금은 쓴맛보다 달콤함을 더 느끼고 있어요. 인생 그래프에서 우상향을 하는 중이죠. 자기 관리, 아티스트로서의 활동 모두 만족스러워요. 단맛만 보면 사실 이게 단지도 더 이상 모르게 되잖아요. 쓴맛을 느꼈기 때문에 더 달콤한 거겠죠.(웃음)

Copyright © 코스모폴리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