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값 폭락… "이대로면 한우 농가 내년 줄도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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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값이 폭락하고 있다.
소비위축과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사룟값을 포함한 생산비는 급등하면서 농가들 시름이 깊다.
전국한우협회 이진원 원주시지부장은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사룟값은 서너 차례 올랐는데 솟값은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며 "한우농가 경영이 안정되려면 사료 한 포(25㎏) 가격이 1만 6000원에서 1만 원대로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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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투데이 최다니엘]
▲ 한우경매시장 |
ⓒ 원주투데이 |
솟값이 폭락하고 있다. 소비위축과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사룟값을 포함한 생산비는 급등하면서 농가들 시름이 깊다.
강원 원주축협이 지난 12일 발표한 가축경매시장(223차) 개별단가 자료에 따르면, 관내 수송아지 평균 낙찰가는 243만 9000원이다. 이는 작년 같은 달 평균 낙찰가(199차·311만 4000원)보다 21.7% 하락한 수치였다. 지육 가격은 더 크게 하락했다. 지난 8일 한우 지육(1등급) 1㎏ 도매가격은 1만 5825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2만 487원) 대비 22.7% 하락했다.
한우 가격이 급락한 것은 공급 확대의 영향이 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국 한우 사육 마릿수는 355만 7000마리. 전년 대비 4.2%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한우 소비량은 경기 불황의 이유로 줄었다.
올해 1~9월 가정 내 한우 소비량은 12.0㎏으로 지난해 대비 6.1% 감소했다. 공급은 늘고 소비는 줄면서 한우 재고량은 지난해 대비 83.3% 증가한 상태다. 배합사료 가격도 지난해 10월 483원(㎏)에서 613원으로 26.9% 상승했다.
사정이 이러니 축산농가는 도산 직전이다. 전국한우협회 이진원 원주시지부장은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사룟값은 서너 차례 올랐는데 솟값은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며 "한우농가 경영이 안정되려면 사료 한 포(25㎏) 가격이 1만 6000원에서 1만 원대로 내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한우농가 줄도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했다.
정부와 농협도 한우농가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있다. 지난 16일 배합사료 가격을 포대(25㎏)당 500원(20원/㎏) 인하한 것. 배합사료 원료 중 60% 이상을 차지하는 옥수수, 대두박 등이 7월 고점 이후 하락세로 전환돼 가격을 내린 것이다. 9~10월 급등했던 대미 환율 역시 11월 이후 하향 안정화돼 가격 낮춤에 가세했다.
(주)농협사료 관계자는 "생산비 상승과 솟값 하락으로 축산업이 위기에 처해 있는 시점"이라며 "축산농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인하 계획을 10일 앞당기고 인하 폭도 2배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말 대로라면 배합사료 가격은 평균 3.5% 인하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농가들은 사룟값을 더 낮춰야 한다고 토로했다. 현행 1만 6000원 하는 사룟값을 1만 원에 선으로 내려야 한다는 것. 이진원 지부장은 "농가들은 도산 위기에 처했는데 사룟값은 3.5%밖에 내리지 않았으니 가격 인하가 실감이 안 되는 편"이라며 "축산이 무너지면 농촌에는 살아갈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솟값은 20%나 내렸지만, 소매가격은 기존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1등급 등심 가격은 1㎏당 9만 9950원. 1년 전 10만 7936원보다 7.4% 하락했다. 도매가격이 6만 5029원에서 5만 2513원으로 19.2%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이 할인된 가격으로 고기를 팔아도 '비싸다'라는 평이 연이어 나오는 이유다. 한 시민은 "한우 모듬구이 1인분(150g)에 평균 4만 5000원, 4만 6000원 한다"며 "농가들은 솟값이 내려가서 도산 직전이라는데 음식점에서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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