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앞에 세워 망신 준 초등교사, 정서적 학대일까…법원 판단은
다른 학생들 앞에서 특정 학생들을 공개 망신 준 초등학교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김태균 부장판사)은 아동학대처벌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최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 수강과 2년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서울의 초등학교 저학년 담임교사인 A씨는 2019년 8∼11월 부적절한 언행을 한 학생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 다른 학생들에게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속담을 반복해서 말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 학생이 일기장에 자신의 뒷담화를 적자 다른 학생들 앞에서 내용을 공개한 뒤 “혼내야 해, 안 내야 해”라고 묻기도 했다.
A씨는 평소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 다른 학생을 점심 후 급식실에 혼자 40분가량 남아있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A씨의 이런 행위를 모두 ‘아동인 피해자의 정신건강과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로 규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상당한 정서적 충격과 혼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고, A씨는 아직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면서도 “다만 A씨가 범행을 모두 자백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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