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인데 장기 도수치료 이젠 불가능"…자동차보험 약관 바뀐다
경상 때 장기 치료시 근거 제출 필수
견인비용 보상 명시, 교환수리도 장려
전기차 대차료, 감가상각 등 기준도 손봐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자동차 사고 때 경상임에도 과도한 장기 병원 치료를 받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또한 일부러 상급병실(1~3인실)에 입원해 보험료를 과다하게 청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상급병실료는 의원급이 아닌 병원급에서만 인정되도록 바뀐다. 그 밖에 견인비용 보상도 약관에 명시될 예정이다.
26일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바꿔 내년 1월1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우선 척추 염좌(삔 것)'나 골절(부러짐)을 동반하지 않은 단순 타박상' 등에 해당하는 경상환자에 대한 보상 기준을 합리화하기로 했다.
경상 때 장기 과잉치료 불가능…근거 제시 필요
이에 따라 이제는 경상임에도 장기 과잉진료를 받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4주까지는 진단서 없이 각종 치료 비용이 보장되나 4주를 초과할 경우 진단서 상 진료 기간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바뀐 것이다. 그간 사고 발생시 진단서 등 입증자료 제출 없이도 기간 제한 없이 치료하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행태를 막기 위해서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뒷차가 추돌해 번호판이 약간 손상돼 수리비가 0원임에도 진단서 없이 14개월간 69회 통원치료를 받은 후 보험금으로 950만원을 지급받은 경우가 있을 정도였다.
의도적으로 상급병실에 입원해 과도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상급병실료 인정 대상에 의원급은 제외되고 병원급 이상만 포함된 것이다. 현행 표준약관은 교통사고 환자가 '병실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상급병실에 입원한 경우 7일 범위에서 입원료를 전액 지급하게 돼 있었다. 하지만 일부 의원급에서 이를 악용해 입원실을 상급병실만 설치한 뒤 고가의 상급 병실료를 청구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따라 대다수 선량한 보험가입자의 보험료가 인상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설명이다.
경상환자 대인Ⅱ 치료비 중 본인과실 부분을 본인보험(자기신체사고 또는 자동차상해)이나 자비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자기신체사고(자손) 보상한도도 증액된다. 예를 들어 상해등급 14급이 40만원이었지만 앞으로 80만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다만 피해자 보호를 위해 차량 운전자를 제외한 보행자(이륜차, 자전거 포함)는 본인과실이 있더라도 치료비를 전액 보장토록 했다.
이전까지는 자동차 사고 발생시 과실 정도와 무관(100대0 사고 제외)하게 상대방 보험사에서 치료비를 전액 지급해 왔다. 과실과 책임 불일치로 인해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한편, 과실 저하에 따른 형평성 문제도 야기됐다.
대물 배상시 견인비용도 약관에 명시되게 됐다. 이에 따라 피해자와 보험사 간 견인비용 보상 관련 분쟁이 줄어들 전망이다. 그밖에 대물배상, 자기차량손해 담보에서 긁히고 찍힌 경미손상 차량을 수리할 때 신품인 품질인증부품을 이용한 교환수리도 코팅, 색상 손상 및 긁힘·찍힘 등 3개 유형에 한해 적용 가능토록 바뀐다.
전기차 대차료, 감가상각 기준도 현실화
한편 친환경차량 보상기준도 손봤다. 우선 대차료 인정규정을 보다 분명하게 정했다. 배기량만으로 차량 성능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려운 만큼 동급 판단 기준에 '차량 크기'도 고려하도록 한 것이다. 친환경차량의 중요부품 관련 감가상각 적용 기준도 바뀐다. 그동안에는 대물배상에서 내연기관차량 기준으로 엔진, 변속기 등만 감가상각되는 중요 부품으로 규정했지만 이제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의 모터와 구동용 배터리도 포함된다.
이런 변경사항은 내년 1월1일 책임이 개시되는 자동차보험 계약부터 적용된다. 다만 경상환자 치료비 과실 및 장기 치료시 진단서 제출 등은 내년 1월1일부터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 적용된다. 상급병실 입원료 지급기준 개선은 지난달 14일부터 이미 적용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객들이 보험금 누수방지를 통한 자동차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친환경차량에 대한 합리적인 대차료 지급기준 마련, 경미손상시 새 품질인증부품을 활용한 교환 수리 등을 통해 운전자의 권익이 제고되고 관련 분쟁도 감소해 자동차보험 제도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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