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표류 중 '망 이용대가', MWC서 다시 한 번 불 붙을까

오수연 2022. 12. 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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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통신사들이 내년 2월 말 열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의 망 투자 비용 분담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다.

글로벌 통신업계가 올해 초 MWC를 시작으로 1년간 망 이용대가 요구를 위한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온 만큼 내년 MWC에선 구체적인 논의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빅테크에 급증하는 망 투자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글로벌 통신사의 목소리가 커지는 점 또한 GSMA의 결정에 무게를 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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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차근차근 수순 밟아온 GSMA…"명문화 논의"
EU·인도 등 빗발치는 인프라 투자 비용 분담 요구
韓 7개 법안 발의했으나…구글 여론전·여야 갈등에 동력 상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오수연 기자] 글로벌 통신사들이 내년 2월 말 열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의 망 투자 비용 분담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다. ‘망사용료’의 초기 논의를 이끌었던 한국에서 최근 관련 법안이 동력을 잃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26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내년 2월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MWC를 개최한다. MWC 개최를 계기로 구글, 메타, 넷플릭스 등 빅테크가 망 투자 비용에 기여하도록 하는 논의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올해 2월 열린 MWC22에서 GSMA 이사회는 폭증하는 트래픽 처리 비용을 분담하기 위해 빅테크도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에 기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부 주도 펀드를 만들고 글로벌 CP가 기금을 출연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렸다. 이후 GSMA는 8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글로벌 통신 행사에서 해당 사안에 대한 아태지역 사업자들의 의견을 청취했고, 9월 멕시코시티에서 이사회를 열었다. 당시 안건 중 하나로 빅테크에 대한 망 투자 비용 분담 요구 강화가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GSMA 이사회 구성원인 구현모 KT 대표가 화상으로 참석했다. 이후 10월 GSMA는 전 세계 트래픽의 절반이 6개 글로벌 CP에 의해 생성된다면서 이들 기업의 공정한 기여가 필요하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11월에는 GSMA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담당 임원들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국회에서 발의한 망 이용대가 관련 법안과 넷플릭스·SK브로드밴드 간 소송 등 현안에 관심을 보이고, 국내 통신사들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통신업계가 올해 초 MWC를 시작으로 1년간 망 이용대가 요구를 위한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온 만큼 내년 MWC에선 구체적인 논의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명문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3년 MWC에서 GSMA는 망 사용대가 명문화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5G·6G 시대 통신사 망 패권 강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빅테크에 급증하는 망 투자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글로벌 통신사의 목소리가 커지는 점 또한 GSMA의 결정에 무게를 실어준다. 앞서 9월 유럽 16개 통신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빅테크의 망 투자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최근 스페인 정부도 EU 규제당국에 이 같은 요구를 했다. 유럽뿐만 아니다. 인도 셀룰러 사업자 협회(COAI)는 지난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들이 네트워크에 가하는 압력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것을 촉구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통신사들이 망 이용대가 논의가 속도를 내는 반면 국내는 추진력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관련 법안 발의와 소송으로 초반 글로벌 논의를 이끌었으나 최근에는 잠잠하다. 국회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7건이 발의되면서 여야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9월 1차 공청회가 열린 뒤 구글이 여론전에 나서고, 28만명이 법안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 여기에 여야 갈등까지 겹치며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연내 개최 예정이었던 2차 공청회도 연기됐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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