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 "보험업법 통과시 삼성생명·전자·물산 주주에 부정적"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유안타증권은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알려진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삼성물산 일반 주주에 대한 배당이 축소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을 26일 내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삼성생명법 통과에 따른 지배구조 영향' 보고서를 통해 "삼성생명의 지난해 배당금 수익 가운데 삼성전자 기여도는 86%"라며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할 시 기존보다 연간 약 1조원 규모의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삼성생명 등이 내놓은 주식을 바이백(자사주로 매입)하는 것은 시중 유통물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주주환원에 사용돼야 할 재원이 계열사 지분 처리에 투입되는 의사결정에 대한 이사회 부담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연구원은 또 "삼성물산 주주에 대한 배당금 수익(1조5400억원) 가운데 삼성전자 기여도는 59%"라며 "삼성물산이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 수준을 재배당하는 원칙을 수립한 이후 삼성물산의 주당 배당금은 2019년 2000원에서 지난해 4200원으로 상승했는데,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하면 배당이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액을 시가로 평가해 보유 한도를 총자산의 3%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총자산의 3%를 따지는 기준이 기존 '취득원가'가 아닌 '시장가격'으로 바뀐다는 점이 핵심 골자다.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8.69% 중 약 26조원에 해당하는 8.3%, 삼성화재는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1.49% 중 약 2조600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0.8%를 각각 매각해야 한다.

최 연구원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지분 9.1%에 대한 지배력 상실에 직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삼성생명이 전자 지분을 매각하면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1대 주주로 지위가 변경되고, 이 경우 총자산(38조8000억원) 대비 자회사 (1대 주주로 보유 중인 계열사 ) 가치가 21조4000억원으로 지주비율 50%를 상회하게 되면서 지주회사법에 따라 삼성물산은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된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삼성물산의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지주회사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생명의 지분 전량(19.34%)을 처분하고 삼성전자 지분을 30%까지 확대하는 방안이다. 여기에는 86조원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두 번째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3.1%를 처분해 홍라희 여사(1.96%)에 이은 2대 주주가 됨으로써 지주사 전환 의무를 해소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삼성생명·화재·물산이 매각해야 하는 삼성전자 주식은 약 40조원에 달해 최 연구원은 "주가 충격 우려 및 삼성그룹 지배력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