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얼굴·목소리 사용료 받는다'…정부 '퍼블리시티권 도입' 입법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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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방탄소년단(BTS) 등 각계 유명인들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광고, 소속 등 계약을 할 때 본 계약과는 별도로 초상권에 대해서도 계약을 맺고 이용료를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추진된다.
유명인들의 이름과 얼굴, 목소리 등에 대한 권리가 법에 명시되고 이를 사용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법원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명인의 성명·초상 등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사항을 상업적으로 인정한 권리"라고 최초로 퍼블리시티권의 개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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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손흥민, 방탄소년단(BTS) 등 각계 유명인들은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광고, 소속 등 계약을 할 때 본 계약과는 별도로 초상권에 대해서도 계약을 맺고 이용료를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추진된다. 유명인들의 이름과 얼굴, 목소리 등에 대한 권리가 법에 명시되고 이를 사용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명인들이 주로 활약하는 대중문화, 스포츠 등 시장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된다.
법무부는 26일부터 내년 2월6일까지 사람이 성명, 초상, 음성 등 인격표지를 영리적으로 이용할 권리인 인격표지영리권을 신설하는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에 국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확정될 최종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 등 절차를 밟아 내년 상반기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인격표지영리권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초상권으로, 사람이 자신을 특정할 수 있는 초상, 성명, 음성 등 '인격표지'를 영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다. 퍼블리시티권이라고도 불린다. 개정안은 이 권리를 민법에 명문화하는 것이 요지다. 각 개인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인격표지의 영리적 이용을 허락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고 사망 후에도 권리는 상속돼 30년간 존속토록 하는 내용이 들어간다. 권리를 침해당했을 때는 침해제거 및 예방 청구권도 인정된다.
미국, 독일, 일본, 중국, 프랑스 등은 법률 또는 판례를 통해 이 권리를 인정해 오고 있지만, 우리는 관련 법규가 미비해 사법적 공백이 있었다. 법원에서 개별 사건에 대해 권리를 인정한 판례가 있을 뿐이다. 법원은 1995년 9월 '이휘소 박사 소설', 1997년 8월 '주병진-제임스 딘' 사건에서 퍼블리시티권을 처음 언급한 이후 연예인, 운동선수들이 권리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몇몇 사건에서 이 권리를 인정한 바 있다. '이휘소 박사 소설' 사건은 재미 한국계 물리학자인 고(故) 이휘소 박사의 유족들이 소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이 박사의 이름과 초상 등이 무단으로 사용돼 퍼블리시티권이 침해됐다며 저자를 상대로 출판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사건이다. 법원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명인의 성명·초상 등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사항을 상업적으로 인정한 권리"라고 최초로 퍼블리시티권의 개념을 제시했다. 1994년 10월에는 미국 유명 배우 제임스딘의 고종사촌이 개그맨 주병진씨와 그가 운영하는 의류 업체를 상대로 "'제임스딘'에 관한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당시 1심은 미국 22개주의 주법과 앞선 이휘소 판결 등을 근거로 초상권과는 다른 재산적 권리의 특성을 지닌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했다.
법무부는 "최근 사회망서비스(SNS), 비디오 플랫폼 등으로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고 유명해진 인격표지를 영리적으로 활용하는 사회적 변화를 법에 반영하는 것"이라며 "관련 분쟁도 대폭 증가했다"며 법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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